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빅컷'과 관련해,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와 주도주 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상단을 기존 5.5%에서 5.0%로 50bp(1bp=0.0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추석 연휴 기간 강세 흐름을 지속했던 미 증시는 이날 금리 인하가 발표되자 급격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가 시간이 지나며 주요 지수 대부분이 상승 폭을 반납하고 보합 또는 하락 마감했다.
이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3.08포인트(0.25%) 내린 4만1503.1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과 비교해 16.32포인트(0.29%) 하락한 5618.2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54.76포인트(0.31%) 빠진 1만7573.30에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주기에 들어선 뒤 관건은 현재 경기가 침체로 가느냐, 연착륙으로 가느냐"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선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Fed는 경기 둔화, 고용 부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위험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선제적으로 빅컷을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경기에 대한 불신, 침체에 대한 공포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선 미국 경기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를 대체할 차기 주도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기간 미 주식시장에서 애플, 엔비디아 등 일부 대형 기술주가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주가가 부진했다"며 "애플은 아이폰16의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시장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기술주가 단기적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집중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Fed의 금리인하 국면에선 성장주·배당주 우위와 이익 전망 개선 조합이 이뤄진 바이오(최선호), 금융(차선호)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주도주였던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하드웨어주는 여름을 기점으로 주도주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등 AI를 활용하는 업체의 전망과 평가에서 확인할 수 있듯 AI 사이클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하드웨어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적절하지만, AI 소프트웨어, 핸드셋 등 정보기술(IT) 업종은 시장 비중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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