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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기다리다 1.4만명 죽는다"…의료시스템 개혁 예고한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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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의료 체계 만족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
투자 감소·긴축 재정·코로나19 등이 원인
"장기적 개혁 시작할 용기 필요"

"응급실 기다리다 1.4만명 죽는다"…의료시스템 개혁 예고한 英 기사와 직접 연관 없는 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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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응급실의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사망자 수가 증가하자 의료 시스템 개혁을 예고했다.


최근 BBC에 따르면 고든 브라운 정부의 보건부 부장관이었던 아라 다지 상원의원은 정부 의뢰로 발간한 조사 보고서에서 "현재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위태로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조사는 7월 초 총선 당시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공공의료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머 정부가 출범 직후 의뢰한 것이다.


영국은 공공 재정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국민들은 치과 치료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이와 같은 공공의료 체계에 대한 만족도는 2010년 70%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인 24%를 기록했다.


해당 보고서는 "잉글랜드 응급실(A&E)의 긴 대기 시간이 연 1만 4000여 명의 추가 사망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응급의료협회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이어 "이는 NHS가 설립된 1948년 이후 영국군 전사자 수의 두 배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영국에서 18주 이내에 받아야 할 병원 진료를 1년 넘게 대기 중인 국민의 수가 2010년 2만 명에서 현재 3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14년 사이에 무려 15배나 증가한 수치다. 2019년 이후 병원 직원 수가 17% 증가하는 등 자원이 늘어났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11.4% 낮아졌다.


보고서는 병원의 효율성이 감소한 원인으로 2010년대 정부의 긴축 재정, 코로나19 사태, 자본 투자 감소 등을 꼽았다. 특히 "타 선진국들과 비교해 370억 파운드(약 62조 8000억원) 부족했던 자본 투자가 열악한 병원 환경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국민 건강 역시 악화해 올해 초 기준 건강 문제로 근로를 할 수 없는 사람이 280만 명에 달했다. 암 사망률 역시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개혁을 시작할 용기"라며 "반창고를 붙이는 방식이 아닌, 대대적인 수술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혁 없이는 돈을 더 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들이 세금을 추가로 낼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안다"며 "개혁이 아니면 죽음뿐"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수도꼭지를 틀기 전에 배관부터 고쳐야 한다"며 "10년 장기 계획을 세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정부는 10년 장기 계획을 수립해 기술을 더욱 활용하는 '디지털 NHS'를 내세웠다. 또한 과부하가 걸린 병원에서 지역사회 시설로 환자 치료를 이전하고, 질병 예방 중심의 공중 보건 등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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