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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귀한몸' GPU, 출연연에서는 관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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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T 감사서 생명연·화학연·식품연구원 등 관리 문제 지적
수백만원주고 구입 후 자산으로 관리 안하고 소모품 취급
식품연 직원, 연구소 소유 GPU로 코인 채굴 서버 운영도

국내 주요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들이 고가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불법적 사용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공지능 시대에 연구에 꼭 필요한 GPU 구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연구원들은 구매한 GPU조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과학 분야 연구에 GPU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더욱 투명한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단독] '귀한몸' GPU, 출연연에서는 관리 부실 한국식품연구원의 직원이 연구원 자산인 GPU를 이용해 원내에 불법으로 설치한 암호화폐 채굴 서버. 사진제공=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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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에서 GPU와 관련한 문제가 지적됐다.


NST에 따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억2522만원의 규모의 GPU를 구매했다. 생명공학연구원측은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GPU 구매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명공학연구원은 사들인 GPU를 자산으로 등록하지 않고 전산 소모품으로 처리해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장부상으로 GPU의 사용 현황과 위치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한국화학연구원도 같은 기간 동안 8억 2614만원어치나 되는 GPU를 구매했으나, 역시 소모품으로 처리해 자산 관리의 부적절성이 지적됐다. 화학연구원도 화학데이터기반연구센터 운영을 위해 많은 GPU를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각 출연연은 전산장비 확보에서 중앙처리장치(CPU)보다 GPU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디지털트윈, 가상시뮬레이션 등에 GPU가 활용되고 있다. 화학연구원의 경우도 GPU 구매액이 CPU와 비교해 2.5배가량 많았다. GPU 구매가 늘고 가격도 상승하다 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NST는 현장 조사를 통해 생명연과 화학연이 구입한 GPU의 활용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지만 서류상으로 세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을 지적했다. NST는 어떤 장비에 설치되어 사용되는지 및 언제 어떻게 폐기되었는지 확인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두 연구원도 GPU와 CPU 구매 시 100만원 이상인 경우에도 모두 정확한 서류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문제는 특정 출연연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의 출연연들이 고가의 GPU를 사들이고 있는 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NST 감사에 따르면 식품연구원의 한 실장은 연구원 소유의 고가 GPU 12개를 이용해 개인적으로 원내에 암호화폐 채굴 서버를 구축한 사실이 드러났다. 채굴 서버를 관리하기 위해 연구원 예산으로 에어컨과 출입 통제 시스템을 설치했음에도 수년간 이런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NST는 이런 불법행위로 연구원이 전기료와 장비 감가상각비를 포함해 약 7800만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애초에 GPU의 구입에 정확한 근거와 장부상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NST 관계자는 "구매 내역이 많은 연구원을 대상으로 실상을 파악하다 보니 일부 문제가 드러났다"며 "GPU는 고가 장비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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