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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일으킨 대만의 '부동산 영끌'…"지금 아님 못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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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 작년 2분기보다 18% 급등
2%대 대출금리에 기간도 40년으로
대만정부, 대출완화 멈추고 조이기로

TSMC가 일으킨 대만의 '부동산 영끌'…"지금 아님 못 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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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부동산 시장이 중국의 무력 침공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본사가 위치한 신주시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급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양안간 군사적 긴장감 고조에 각종 부동산 부양대책을 내놨던 정부는 현재 투기과열을 우려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전세계 반도체 수요가 몰리며 대만 경제가 크게 성장했고,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어 한동안 부동산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TSMC 있는 신주시 주택가격, 지난해 2분기 이후 18% 급등
TSMC가 일으킨 대만의 '부동산 영끌'…"지금 아님 못 사"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부동산업체인 신의부동산이 집계한 올해 2분기 대만 주요도시 주택가격 상승률 지표에서 TSMC 본사가 위치한 신주시는 지난해 2분기보다 18.1% 주택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대만 주요 도시들의 주택가격은 12.1% 올랐고, 수도 타이베이도 7.9% 상승했다.


대만 내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일반 근로자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대만 내무부의 집계에서 타이베이의 주택 매매 중위가격은 중위가구 연간 소득의 16.1배를 기록했다. 중산층 가정이 한푼도 안쓰고 16년 이상 돈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뉴욕(7.1배), 싱가포르(3.8배) 등 집값이 비싼 도시들과 대비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대만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대만해협에서 양안간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펼쳐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월 중국 전투기 수십대가 대만해협 일대에서 위협 비행을 하며 긴장감이 극대화 되고 있었지만, 타이베이 한 주택가에 매물로 나온 100만달러(약 13억4000만원) 가격 주택이 10분 만에 팔렸다"며 "부동산 중개인조차 15년간 일하면서 이렇게 수요가 몰린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에 2400만대만달러(약 10억원) 규모 아파트를 산 구매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사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며 "(중국과의) 전쟁에 대해 걱정은 하지만, 일단 우선순위는 내 아이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조건 대폭 완화했던 대만 정부, '대출조이기' 시작
TSMC가 일으킨 대만의 '부동산 영끌'…"지금 아님 못 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까지 각종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완화 조건을 걸며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을 폈던 대만정부도 갑작스러운 부동산 열기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30~40대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투자가 심화되고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자 지금은 대출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대만 중앙은행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12.5bp(1bp=0.01%) 인상해 2.0%로 끌어올렸으며, 지난 6월에도 모든 은행 예금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25bp 올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갔다. 지난 5월 주담대 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전후로 대출조이기에 들어갔다. 대만 정부가 지난해 3월 주담대 기간을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늘리고 5년간 원리금 상환 유예, 대출한도 25% 증액 등 완화책을 편 것을 고려하면 순식간에 정책이 180도 전환된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 열풍의 주된 동력은 TSMC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투자열기로 분석된다. 최근 대만경제연구원(TIER)은 올해 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3.29%)보다 0.56%포인트 높은 3.85%로 높였다. 2023년 경제성장률인 1.4%의 2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 매출 급증과 주가 상승에 따라 대만 주식시장은 올해 24% 이상 상승했으며, 민간 소비도 3%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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