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겸임과 만났다. 양측이 미·중 정상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의 공감대 이행을 위해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7일 중국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왕 주임은 이날 설리번 보좌관을 만나 "몇 년간 양국 관계는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적 인도 아래 우리는 인도네시아 발리(2022년 11월 미·중 정상회담)로 돌아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2023년 11월 미·중 정상회담)로 통하는 것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중미 관계는 두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하다"면서 "각 정상이 샌프란시스코 회담에서 도달한 합의를 이행하는 것은 중국과 미국의 공동책임이며, 이 전략적 소통의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측이 이틀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소통을 해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의 비전에 따라 중미 관계가 혼란을 극복하고 장애물을 제거하며 진정으로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은 이후 첫 번째 방중"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경쟁이 갈등으로 변하지 않도록 하며 공동 이익 분야에서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은 이 전략적 소통을 통해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중국 측과 유익한 대화를 나누고, 두 국가 원수가 도달한 합의를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설리번 보좌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측이 장기적 문제보다는 실용적이고 화제가 되는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 화두로는 대만 문제를 꼽았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학 전문가는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중국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과의 안정적 양자 관계가 되길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양측이 공유하는 공통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신치앙 푸단대 대만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이며,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전략상 대만은 외교 정책 필요에 따라 중요성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압력을 가하려 할 때 대만에 대해 도발적 태도를 취할 것이고, 중국과 긴밀한 관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행동을 제한할 것"이라면서 "대만은 국제문제에서 자신을 중요한 존재로 여길 수 있지만, 미국의 전략적 계산상 대만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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