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근거없는 소문 확산, 법적 조치 검토"
티메프 사태 후 e커머스 업체 재무구조 우려↑
상반기 결손금 2조2800억원, 작년보다 늘어
새벽배송 업체 컬리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김슬아 대표의 해외 도피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불러온 e커머스 업계의 위기설과 맞물려 회사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이에 따른 채무 문제가 불거졌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다. 회사 측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2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컬리 측은 전날 오후 입장을 내고 "김슬아 대표의 해외 도피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온라인 등에 허위 사실을 유포할 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컬리의 현금 유동성 등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컬리 측이 공식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김슬아 대표가 채무로 인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공유되고 이와 관련해 소문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컬리 측에 따르면 전날 오후 김 대표는 본사에서 회의도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정리해보면 티메프 사태 이후 e커머스 업체의 재무구조에 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일각에서는 티메프 사태로 e커머스 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낮아진 신뢰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컬리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를 가장 많이 받은 업체 중 한 곳이다.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하며 순손실액을 지난해 524억원에서 99억원으로 크게 줄였지만 순이익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결손금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결손금은 이익잉여금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업을 하며 쌓아온 적자를 의미한다. 2021년 1조8400억원이었던 컬리의 결손금은 지난해 기준 2조2615억원,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조2777억원까지 늘었다.
컬리의 정산 주기가 동종 업계에 비해 길다는 점도 소문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산 주기는 티메프 사태를 촉발한 원인으로 위메프의 경우 판매 월 기준 두 달 후 7일에 대금을 지급하면서 최대 70일까지 판매자에게 정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의 정산 주기를 보면 해당 월 1~10일 매입한 상품은 다음 달 말일, 11~20일과 21일~말일 매입한 상품은 두 달 뒤 10일과 20일에 각각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새벽 배송업체인 오아시스의 경우 협력업체 상품대 가운데 전체 60%를 익월 10일 이내, 누적 85%는 익월 15일 이내, 나머지 99%는 익월 20일까지 상품대를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대 정산일에 차이가 있다.
한편 컬리와 함께 부정적인 소문에 휩싸인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도 판매자 대금 미정산 소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늘의 집 측은 "판매자 정산금을 미지급하고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어 바로잡는다"며 "미지급 풍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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