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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방글라 과도정부 출범...유누스 "법·질서유지가 첫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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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와 총리 사퇴로 혼란스러운 방글라데시에서 노벨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반으로 한 과도정부가 출범했다. 장기 집권했던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학생 시위대에 몰려 총리직을 사퇴하고 해외로 도피한 지 사흘 만이다.

'혼란' 방글라 과도정부 출범...유누스 "법·질서유지가 첫 과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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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누스는 전날 저녁 수도 다카 대통령궁에서 열린 과도정부 출범식에 참석해 "헌법을 지키고 옹호하며 보호하겠다"고 취임 선서를 했다.


이에 따라 올해 84세인 유누스는 총리 격인 과도정부 최고 고문으로서 국정 혼란을 수습하고 차기 총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차기 총선은 헌법에 따라 의회가 해산된 지난 6일을 기점으로 90일 이내에 실시해야 한다. 의원내각제인 방글라데시는 대통령이 실권을 갖고 있지 않다.


유누스 외 장관 역할의 내각 고문 등 16명도 이날 출범식에 함께 참석해 취임 선서를 했다. 고문 중에는 최근 반정부 시위를 이끈 학생 단체의 최고지도자 2인, 하시나 전 총리 집권 기간에 징역을 선고받았던 유명 인권운동가 아딜루르 라만 칸 등도 포함됐다.


출범식 직전 귀국한 유누스는 다카 공항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 시위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방글라데시가 새로운 승리의 날을 만들었다. 두 번째 독립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한 "법과 질서 유지가 우리의 첫번째 과제"라며 "법과 질서를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는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고 국민들에게 협조를 호소했다.


유누스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나를 신뢰한다면, 그 누구에게도 그 어디에서도 공격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우리의 형제다. 우리의 임무는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방글라데시 전체가 하나의 대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방글라데시에서는 6월 다카 고등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할당제 부활을 결정한 이후부터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이는 하시나 전 총리가 무력 진압으로 대응하며 방글라데시 역사상 최악의 폭력 사태로까지 번졌다. 이로 인한 사망자만 최소 455명으로 파악된다. 지난 5일 하시나 전 총리의 퇴진 이후에도 곳곳에서는 방화, 약탈, 폭력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혼란 상황에서 교도소에서 200명 이상의 죄수가 탈출한 상태라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혼란' 방글라 과도정부 출범...유누스 "법·질서유지가 첫 과제"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유누스는 하시나 전 총리의 사퇴 직후 이번 시위를 주도한 학생 지도부의 추천 등으로 과도정부 수반 역할을 맡게 됐다. 빈곤퇴치 운동가인 그는 과거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빈민층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는 등의 활동을 벌여 이른바 ‘마이크로파이낸싱’의 대부로 불린다. 이를 통해 빈민층을 구제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다만 최근 몇년간은 자신과 동료들에게 제기된 자금세탁, 뇌물 수수 등 200건의 혐의에 맞서 법정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권력에 위협을 느낀 하시나 정권이 배후에 있다는 평가가 잇따랐었다.


총리직에서 사퇴한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로 도피한 상태다. 하시나 전 총리의 아들인 사지브 와제드 조이는 이날 인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방글라데시 민주주의가 회복되면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누스의 최고고문 취임 직후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엑스(옛 트위터·X) 계정에서 축하인사를 전하면서 평화, 안보, 개발을 위한 양국의 협력 관계를 언급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과도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방글라데시가 "민주적인 미래를 위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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