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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보궐선거 이틀 전 '오세훈 재개발 정책' 홍보문서 살포 유죄 판결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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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선고 이후 처벌 조항에 대한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 따라

2021년 4월7일 치러진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두고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홍보하는 문서 300장을 살포한 남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2심 판결이 선고된 뒤 헌법재판소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공직선거법에 의하지 않은 '인쇄물 살포'를 처벌하는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면, 보다 위법성이 작다고 할 수 있는 '문서 살포'에 대한 처벌 조항 역시 위헌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 보궐선거 이틀 전 '오세훈 재개발 정책' 홍보문서 살포 유죄 판결 파기환송 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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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 위반(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살포)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김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으로서는 구(개정 전)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 본문 중 '문서 살포'에 관한 부분 및 제255조 2항 5호 중 '제93조 1항 본문의 문서 살포'에 관한 부분의 위헌 여부 또는 그 적용에 따른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한 공소장 변경 절차 등의 필요 유무 등에 관해 심리·판단했어야 한다"며 "원심이 이를 살펴보지 않은 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에는 결과적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의 이유를 밝혔다.


김씨에 대한 1·2심 재판이 진행될 당시 공직선거법 제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1항은 일반적인 선거의 경우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보궐선거의 경우 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법이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나 인쇄물 등을 배부하거나 살포, 게시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255조 2항 5호 처벌 규정에 따라 처벌받게 돼 있었다.


서울 은평구 한 구역의 재개발추진위원장이었던 김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021년 4월5일 '오세훈 후보 시장되면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오세훈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약속했고 시장 권한으로 규제 풀어 민간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되면 공공재개발 힘 빠져 진행 불가능해진다!' 등의 내용이 기재된 '소식지'라는 제목의 문서 300장을 자원봉사자를 시켜 주변 42개 건물의 우편함에 투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같은 구역에서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다른 주민단체와 갈등을 겪던 김씨는 2021년 3월29일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가 모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만나 재개발 추진 과정의 애로 사항을 전달했고, 며칠 뒤 다시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가 '오세훈 후보 선대위 도시정비활성화 특보' 임명장을 받은 뒤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검찰은 김씨가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서를 살포할 수 없는 기간(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이후부터 선거일까지)에 오세훈 당시 후보자를 지지하는 문서를 살포했다고 보고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 법원은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에서 김씨는 재개발이 추진되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오 후보의 재건축, 재개발 관련 정책을 알릴 목적이었을 뿐,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문서를 살포하기 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만나 재개발 규정 완화 요청서를 제출하고, 국민의힘으로부터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도시정비활성화 특보로 임명된 사정 등에 비춰 단지 오 후보의 재개발 정책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을 넘어 실질적으로는 해당 지역에 오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해 보궐선거에서 오 후보가 유리한 영향을 받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항소했지만 2심 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그런데 2022년 6월23일 김씨에 대한 2심 유죄 판결이 선고된 뒤 김씨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처벌 조항에 대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022년 7월21일 김씨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 중 '벽보 게시, 인쇄물 배부·게시' 부분과 '광고, 문서·도화 첩부·게시' 부분, 그리고 이를 처벌하는 같은 법 제255조 2항 5호 중 관련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2023년 3월23일 헌재는 다시 같은 법 제93조 1항 중 '인쇄물 살포' 부분과 그에 대한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위 조항들이 후보자와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제한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헌재가 법률 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내렸을 때의 혼란과 법적 공백 상태를 방지하고 입법자의 입법권을 존중하기 위해 내리는 위헌 결정의 한 유형이다. 헌재는 위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입법자에게 법을 개정할 시한을 제시했다.


'인쇄물 살포' 부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인쇄물을 살포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장기간 포괄적으로 규제함으로써 후보자나 일반 유권자가 선거에서의 기회균등이나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인쇄물의 살포 행위와 같은 정치적 표현까지 모두 금지·처벌하는 것에 있다"며 "이와 관련해 정치적 표현 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허용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고 밝힌 바 있다.


헌재 결정 이후 2023년 8월30일 법이 개정돼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였던 문서 등 살포 금지 기간은 '선거일 전 120일부터 선거일까지'로 바뀌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일련의 헌재 결정 취지에 비춰 김씨에게 적용된 처벌 조항 역시 위헌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는 만큼 2심 재판을 다시 열어 이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 3건의 헌재 결정을 언급하며 "헌법불합치 결정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변형된 형태이지만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에 해당한다"며 "각 헌법불합치 결정의 이유는, 구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 및 제255조 2항 5호 중 위 각 부분이 후보자 및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면서도 규제 기간을 합리적인 기준 없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의 장기간으로 정하고 있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재판부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적용한 구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 본문 중 '문서 살포'에 관한 부분 및 제255조 2항 5호 중 '제93조 1항 본문의 문서 살포'에 관한 부분은 위 각 헌재 결정의 심판 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위 각 헌법불합치 결정에서 헌재가 밝힌 이유와 같은 이유에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록 헌재가 김씨에게 적용된 '문서 살포' 부분에 대해 직접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인쇄물 살포' 부분 등을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유가 지나치게 광범위한 규제 기간 때문이었던 만큼 '문서 살포' 부분 역시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이는 일반적인 문서에 비해 인쇄물 살포 행위의 위법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도 수긍이 가는 판단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재판부는 "원심으로서는 구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 본문 중 '문서 살포'에 관한 부분 및 제255조 2항 5호 중 '제93조 제1항 본문의 문서 살포'에 관한 부분의 위헌 여부 또는 그 적용에 따른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한 공소장 변경 절차 등의 필요 유무 등에 관해 심리·판단했어야 한다"며 "원심이 이를 살펴보지 않은 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에는 결과적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김씨에 대한 2심 재판이 진행될 당시에는 김씨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이나 처벌 조항인 제255조 2항에 대한 헌재의 위헌 판단이 나온 상태는 아니었다. 다만, 다른 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따라 헌재가 해당 조항들의 위헌성 여부를 심리하던 중이었다.


대법원은 김씨에 대한 2심 선고 이후 나온 헌재 결정의 취지에 비춰볼 때 김씨에게 적용된 '문서 살포' 부분 역시 헌재가 위헌이라고 판단할 것이 거의 확실한 만큼 김씨에 대한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2심을 다시 열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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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은 행위시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처벌 조항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은 소급효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따라 개정된 법에 따르더라도 김씨의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된다고 해도, 김씨가 문서를 살포할 당시 김씨에게 적용된 처벌 조항에 위헌성이 있다면 해당 조항으로 김씨를 처벌할 수는 없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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