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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는 MZ? 이젠 옛말"…2030세대서 '힙'한 문화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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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멋있다'는 의미의 신조어 '텍스트 힙'
연령대별 독서율, 20대·30대 가장 높아
6월 국제서울도서전에도 젊은 세대 몰려
"다양한 방식으로 책 즐기는 좋은 문화 형성"

3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만난 직장인 허지수씨(28)는 매달 15만원 정도를 책 구입에 쓰고 지난 6월에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오기도 한 '애독가'다. 쉬는 날이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는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힙(Hip)'하다는 인식이나 문화 자체가 생긴 것 같다"며 "도서 전시회나 서점을 방문하는 또래 세대들을 보면 한 두권 정도 사가는 그 형태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책 안 읽는 MZ? 이젠 옛말"…2030세대서 '힙'한 문화된 독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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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를 중심으로 독서 열풍이 불고 있다. 독서 모임, 전시회부터 북카페와 북스테이 등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며 '젊은 세대는 책을 읽지 않는다'는 선입견은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이미지가 아닌 활자(텍스트)를 소비하는 것이 멋있고 개성 있다는 의미의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의 한 서점에서 만난 대학생 이예림씨(21)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보며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주변에서도 독서 인증샷을 올리거나 책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책과 거리가 멀다는 말엔 잘 공감이 안 간다"고 했다. 최은지씨(32)도 "약속이나 데이트가 있으면 주로 북카페를 방문하곤 한다"며 "젊은 세대가 책을 많이 읽는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관심도 자체는 확실히 오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최근 젊은 연령층 책에 관심 많고 많이 읽는다는 흐름을 감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그 수치가 크지는 않지만 트렌드 자체가 시작되는 걸로 봐서는 하반기부터 눈에 보이는 데이터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30세대는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독서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의 독서율은 74.5%로 가장 높았다. 30대도 68%로 뒤를 이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율은 낮아졌다.


"책 안 읽는 MZ? 이젠 옛말"…2030세대서 '힙'한 문화된 독서

또 지난 6월 26~30일에 개최된 서울국제도서전에 방문한 10명 중 7명 이상은 20·30세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인파인 15만명이 몰린 가운데 젊은 세대의 압도적인 방문이 이어진 것이다. 랭키파이의 분석에 따르면 20대, 30대 관람객은 전체 관람객의 각각 45%와 28%였다.


이 같은 현상은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월 '독서는 섹시하다(Reading is so sexy)'는 표현과 함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종이책을 읽는 행위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약 6억6900만권의 책이 판매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타인과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매개로 독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시각적 콘텐츠가 주류가 되다 보니 오히려 활자 매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차별화해나가는 것"이라며 "그 속에서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발견해나가는 긍정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예전에는 책을 의무적으로 사놓고 읽지 않았다면 이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서가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좋은 문화가 형성됐다"며 "이는 책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활자 매체의 장점을 보존해나가는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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