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급 업체들 PDD 본사 앞서 시위
'반품 없는 환불' 손실 고스란히 떠안아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며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안착 중이던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테무가 입점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테무의 '반품 없는 환불' 정책과 대금 정산 지연으로 수익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30일 중국 현지 언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테무 입점 상인 100여명이 전날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PDD)홀딩스의 중국 광저우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사무실 내부까지 들어갔지만 공안의 개입 이후 해산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테무의 주요 영업 모델은 '초저가'다. 드레스를 6.92달러(약 9500원)에, 샌들을 3.99달러에 판매하는 식이다. 그러나 상인들은 이 같은 박리다매식 판매로 물건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고객 불만이나 환불 요청이 발생할 경우 테무 측이 판매자 측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가 환불을 요구할 경우 물류비용 등을 이유로 제품을 수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상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른바 '반품 없는 환불'의 손해를 모두 판매자에게 전가한다는 것이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한 상인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소개하면서 지난해 테무를 통해 4000만위안(약 76억47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고객 환불과 불만을 이유로 300만위안의 벌금이 공제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수익이 날아가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객이 환불을 원하면 물건은 돌려받지 않지만 그 물건을 판매한 입점 상인에게 판매가의 두 배 이상의 벌금을 부과한다"면서 "매출이 늘면서 벌금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인은 PDD가 상인들의 문제 제기에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무에서 80만위안 상당의 물건을 판매했지만 플랫폼은 역시나 벌금과 환불 문제로 30만위안을 묶어두고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다.
선전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유사한 문제로 미지급 금액을 포함해 8만달러의 손실을 본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테무의 '반품 없는 환불' 정책으로 스마트폰 약 200대가 묶여있고, 여전히 대금 지급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 상인의 주장에 따르면 테무는 판매자에게 제품 판매가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다만 테무 측은 이들이 자사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자들이며 일부는 진행 중인 분쟁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테무는 성명을 통해 "그들은 테무의 사후서비스 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다. 판매자 계약에 명시된 정상적 중재 및 법적 경로를 통한 분쟁 해결을 거부한 사람들"이라면서 "회사는 안정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진 29일(현지시간)과 30일 이틀 동안 핀둬둬 미국예탁증서(ADR) 주가는 5.8% 하락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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