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현장, 대선 출마 분위기 흡사
이재명 2기…대여 공세 강화 전망
주말 5개 지역에서 진행한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지역별 경선은 이재명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견제도 소용없었다. 이 후보는 2년 전 자신이 세운 민주당 당대표 선거 최고 득표율 경신이 유력하다. 당내에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라는 단어도 나왔다.
이 후보는 20일 제주·인천, 21일 강원 및 대구·경북에서 열린 권리당원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91.7%를 기록했다. 17개 지역 중 5곳의 순회 경선에서 제주 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90%를 넘는 득표율을 얻었다. 지역별 경선은 이 후보의 대선 출마 현장을 방불케 했다. 지역을 막론하고 이 후보가 경선장에 모습을 드러내면 지지자들은 "당대표 이재명!"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전당대회는 사실상 친명·강성 당원이 주도했다. 이는 최고위원 후보자 득표율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총선 당시 이른바 '목발 경품' 막말 파문으로 공천이 취소됐던 정봉주 후보가 누적 득표율 21.7%로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의 높은 득표율은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권리당원들 당내 영향력이 확대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위를 기록한 김병주(16.17%), 3위 전현희(13.76%), 4위 김민석(12.59%), 5위 이언주(12.29%) 후보 역시 모두 친명 마케팅을 강조한 후보들이다.
이 후보가 이변 없이 압도적인 격차로 당대표에 재선될 경우 윤석열 정부를 향한 대여 공세 압박 수위는 절정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역시 현장에서 "(당 대표로)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주시면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를 이끄는 더 준비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장 이번 주 노란봉투법·방송 4법 등 쟁점 법안의 야권 단독 처리를 강행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청원 2차 청문회도 예고했다. 쟁점 법안의 거듭되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끌어내 정부·여당의 부담을 가중시키겠다는 포석이다.
두 차례의 전당대회 결과 당심과 민심의 괴리 심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친명 일색 강성당원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중도층, 대중 민심과 거리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의 목표가 대선이라고 본다면 정책 등을 통해 국민들께 대안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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