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만난 한일 경제부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과도한 통화가치 하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저출생 문제를 주된 공통의 구조적 도전과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스즈키 장관을 만나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양국 간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16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과 회의를 연 것을 마지막으로 약 7년간 끊겼다가, 작년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개최됐다.
양국 부총리는 회담 후 공동 보도문을 내고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계감을 가지고 민첩하게 정책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 국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정학적 갈등 지속, 주요 교역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 외환시장 변동성 심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양국 장관은 특히 양국 통화 가치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간 투자 증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외국인 국채투자 접근성 개선 등을 통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외환시장 개방, 개방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환영했다.
더불어 저출생 문제를 주된 공통의 구조적 도전과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공유했다.
이와 관련 최 부총리는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분야 지원을 통해 저출생의 직접적인 원인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둔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공교육의 품질 제고와 지역균형발전 촉진 등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해 나갈 것임을 설명했다.
스즈키 장관은 노동시장과 노동환경 개혁 등 육아세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본의 정책 패키지인 '어린이 미래전략'을 소개했다.
양국 장관은 한국 증시의 가치를 높이는 '밸류업' 정책,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이전하는 '자산운용입국' 계획 등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06년부터 연례회의를 열렸지만, 독도·과거사 문제 등 외교갈등이 커지면서 7년간 중단된 바 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다음 회의는 내년 일본에서 열기로 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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