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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이름 바꾼 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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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우려로 美블랙리스트 오른 中기업들
사명 변경, 리브랜딩, 자회사 설립으로 눈속임
"美규제당국 대 中기업 치열한 야바위 전망"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들이 사명 변경 등을 통해 미국 회사인 것처럼 속여 규제 회피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 미시간주 빅3 자동차 회사 부근에 등장한 ‘아메리칸 라이다’라는 이름의 기업은 중국 허사이그룹이 세운 업체로 밝혀졌다. 허사이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차세대 차량용 레이저 센서 제조업체로 올해 초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군사기관으로 지정됐다. 해당 라이다(LiDAR) 기술이 안보 관련 민감한 데이터 수집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메리칸 ○○○'…이름 바꾼 中 기업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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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이 측은 자사 라이다 제품은 무선으로 이미지를 저장, 전송할 수 없으므로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후 아메리칸 라이다 사업을 중단한 허사이는 최근 미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밖에 중국 생명공학업체인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그룹 계열사 BGI 제노믹스는 미국 규제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자회사 BGI 아메리카스의 사명을 이노믹스로 변경했다. BGI 제노믹스는 2022년 미 국방부의 중국군 유관 기업 명단에 등재된 바 있다. 세계 드론 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DJI도 미국 스타트업과 기술 라이선스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현지 판매로를 뚫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규제망을 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뚜렷한 방법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외국 회사가 미국 기업으로 브랜드를 탈바꿈하거나 새로운 이름으로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의 행위가 법의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세계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도 2019년 미국의 거래제한 기업에 등록되자 미국 내 R&D 지사 ‘퓨처웨이’를 계열 분리한 바 있다.



데릭 시저스 전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위원은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블랙리스트로 인해)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전략을 조정하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개별 기업이 아닌 기술 부문을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중국 기업을 조사하는 한 하원 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문제 있는 중국 기업을 식별하고 제한을 가하는 수단으로 블랙리스트를 활용하는 만큼 앞으로 ‘셸 게임’(야바위)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기업의 눈속임과 이를 간파해야 하는 미 규제당국의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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