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스마트폰 시장 두 자릿수 성장세
AI 아이폰, 폴더블폰 하반기 출시
메모리 수요 늘며 업황 회복 도움
"모바일용 제품 공급 부족해질 수도"
올해 1분기에 인도 등 신흥국을 포함한 세계 스마트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서버 수요에 힘입어 회복 토대를 마련해온 상황에서 모바일 전방 시장도 살아날 것이란 조짐이 숫자로 확인됐다. 한동안 침체기를 보낸 스마트폰 판매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모바일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 지역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인도는 11.5% 늘어난 3400만대, 인도네시아는 27.4% 급증한 100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11.6% 늘었다. 옴디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기간의 시장 침체 이후 나타난 성장세라는 점에 주목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달리 기존 메모리 수요는 비교적 더뎠던 상황"이라며 "모바일 등 전방 수요가 늘어난다면 업황이 진짜 살아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반기에 스마트폰 신제품이 발표된다는 점이 반도체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를 하반기에 출시한다. 이 제품은 애플의 첫 AI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주력 폴더블 신형인 갤럭시Z폴드·플립6를 7월 선보인다. 해당 제품도 AI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모바일용으로 쓰이는 저전력 D램과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좋아진다면 기기에 들어가는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D램이나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등의 수요가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공급은 한정적이다. 최근 메모리 업체들이 HBM 등 일부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모바일용을 포함한 일반 D램 생산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공급 대비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질 경우 향후 제품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PC, 스마트폰 등 기존 응용처에서 수요가 개선되면 고객들과 메모리 공급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소진이 이뤄질 것"이라며 "제품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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