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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후 164조원' 버린 쓰레기에서 돈 버는 이 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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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추진

'6년 후 164조원' 버린 쓰레기에서 돈 버는 이 기술 어디까지 왔나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회사 연구진들이 기존 페트(PET), 나일론 소재를 대체하는 폴리에틸렌(PE) 소재의 연신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PET, 나일론 등 이종(異種) 소재로 구성된 포장재는 재활용이 어렵지만, PE로 소재를 구성할 경우 플라스틱 소재의 물리적 재활용(MR)이 용이해진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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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찾은 대전 유성구 소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파일럿 플랜트(시험용 공장), '연신(길이를 늘림)' 장비의 20여개 집게가 가로·세로 10㎝ 길이의 PE(폴리에틸렌) 소재 조각의 가장자리를 집은 채 잡아 당긴다. 이 PE 조각의 가로·세로 길이는 50㎝까지 늘어나고 불투명했던 PE 소재는 투명해졌지만 외려 소재의 강성은 더 높아진다. 잘 찢어지지 않고 잡아당겨도 더이상 늘어나지 않는 강한 물성의 PE 소재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은 SK지오센트릭·SK에너지·SK온 등 SK이노베이션 산하 사업회사들의 실험·품질 검증·연구개발 등이 이뤄진다. 이 연구단지에는 친환경 소재와 배터리 분야 R&D(연구개발) 인력 17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곳에서 본 플라스틱 소재 PE의 변신은 놀라웠다. 그간 포장재는 수분·산소 차단과 보온·보냉 효과 등을 위해 나일론, PET(폴리에스터) 등 여러겹의 소재를 붙여 만들었다. 나일론 등의 여러 소재를 접착제와 함께 붙이니 이것을 재활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상업적으로 모두 힘들었다.


재활용이 가능한 PE 소재만을 '스트레치(잡아당기는)' 공정을 통해 늘리면 비닐 봉지를 대체하는 소재로 거듭나게 된다. 단일 소재로 PE를 쓰기 때문에 재활용이 가능하면서도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성과 성능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SK지오센트릭의 '팩 솔루션 태스크(Pack Solution Task)'는 복합재질 포장재에 포함된 여러 기능을 하나의 소재에 구현하는 가운데, 복합재질 포장재와 동일한 두께에도 더 질기고, 튼튼한 고기능 포장소재 개발에 주력한다. 이렇게 개발된 고기능 포장소재는 애경산업의 '스파크' 세탁세제, 컬리의 '마켓컬리' 얼음팩, 동원F&B의 '면발의신',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페스룸(Pethroom)'의 배변용품 등에 사용·생산된다.


SK지오센트릭은 PE·PP(폴리프로필렌) 등 기초 소재 개발·양산 능력을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울산에는 재활용 플라스틱 클러스터(ARC)를 짓고 있다. 이날 연구원을 통해 들여다 본 기술은 '물리적 재활용'이다. 그간 물리적 재활용은 재활용 횟수가 제한되고 물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으로 인해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SK지오센트릭의 AI기술과 기존 PE·PP 신재를 활용하면 이같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고객사가 요구한 물성과 수거한 폐플라스틱의 특성을 입력하면 기존 연구 결과를 학습한 AI가 가장 적합한 비율로 재활용 배합 비율과 공정을 제시한다.


'6년 후 164조원' 버린 쓰레기에서 돈 버는 이 기술 어디까지 왔나 SK지오센트릭 관계자가 에틸렌 아크릴산(EAA) 소재를 활용해 종이, 플라스틱 등 이종(異種) 소재를 접착한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송강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리더는 "물리적 재활용의 단점인 물성이 약해지거나 재활용 횟수가 제한된다는 특징을 극복하고 있다"며 "재활용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재생 플라스틱을 일정 비율로 신재 플라스틱과 함께 섞어 개발된 소재는 생활용품, 가전, 자동차 부품 등에 재사용된다"고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은 특히 일상생활 및 차량에서 사용 후 분리수거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한 고결정성 폴리프로필렌(HCPP)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3종이 상용화됐고 10여종 이상이 상용화를 위해 개발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은 2025년까지 플라스틱 패키징 소재의 재활용률을 50%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미국은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을 최소 30%까지, 한국 또한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생원료 30% 사용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의 재활용 소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전 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으며, 기아는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20% 사용 목표를,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패키징에 재활용 소재 50% 사용 목표를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markets)는 전세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2023년 694억달러(약 94조원)에서 2030년 1200억달러(약 164조원)로 연간 8.1%(CAGR)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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