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서울 제외한 16개 시·도 의사 수 1.93명"
"4월 중 의대 교육 여건 개선 방안 마련"
정부가 "27년 만에 확대하는 의대 정원은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증원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의료개혁은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면서 의료진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며 정부와의 대화를 촉구했다.
2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차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범정부적으로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중증환자와 응급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이 장관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필요조건'이라 강조하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은 3.7명인데 우리나라 17개 시·도 중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93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령화 추세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미국은 지난 20여년간 입학 정원을 7000명 늘렸고 프랑스는 6150명, 일본은 1759명 늘렸다"고 부연했다.
의대 증원에 필요한 교육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교원 증원과 교육·실습 시설 확충 등에 대한 대학별 수요조사에 착수한 점도 설명했다. 이 장관은 "어제 의대 교육지원 TF 2차 회의를 통해 대학별로 교원 증원 등 8개 분야에 대한 대학별 수요조사를 시작했다"며 "각 대학 수요를 적극 반영해 4월 중 의대 교육 여건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정부와의 대화도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의료계 관계자분들께서는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나와 산적해 있는 의료현장의 난제들을 함께 풀고 의료 정상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며 "의대 교수들께서는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 주시고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정부는 의료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이번 사태를 다룰 '의정 협의체' 구성을 논의했지만 소득은 얻지 못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 서울대 의대를 찾아 "이해 당사자들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이 건설적인 대화체를 구성해 서로 공감·이해하는 것을 (국민은)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의대 증원 규모 자체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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