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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조국 현상과 대중의 이중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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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일시적 구심점 공백 파고들어
개인 도덕성보다 정당 도덕성 따지기도

[논단]조국 현상과 대중의 이중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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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는 지난 2월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구속할 수 있었다.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대부분을 1심처럼 유죄로 인정했고 징역 2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국에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판사가 형을 즉시 집행하는 사법 정의를 조국의 사적 방어권보다 우선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조국을 법정구속하지 않은 재판부의 이 결정은 조국혁신당 창당을 물리적으로 가능하게 해 이번 총선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누구도 일이 이렇게 흘러가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3월15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비례 정당으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19%나 나왔다. 조국 돌풍의 표면적 이유와 관련해 야권 지지층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대체재’로 조국을 ‘장바구니’에 담아두는 듯하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여론(49%)은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여론(40%)보다 앞섰다. 반면 정당지지도는 여당인 국민의힘(37%)이 제1야당인 민주당(32%)보다 높았다. 진보성향 유권자는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을 찍고 싶어 하면서도 ‘비명횡사 공천’의 민주당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조국혁신당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 분화된 이낙연의 ‘새로운미래’는 여당에서 나온 중도보수 이준석과 합체·분리하면서 ‘진보의 선명성’을 다소 잃었다. 조국은 진보의 이러한 일시적 구심점 공백을 파고들었다. 그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맨 앞에서 싸워줄 정당, 가장 치열하게 싸울 정당, 맨 마지막까지 싸울 정당이 조국혁신당”이라며 선명성을 내세웠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오마이뉴스’ 같은 진보 매체 패키지도 조국에 우호적이다. 이들 유튜브 기반 빅스피커는 자기 진영 수백만 구독자 사이에서 ‘조국 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조국 현상은 투표장에 나가도록 진보 유권자를 동기화하고 있다.


조국 급부상엔 ‘대중의 이중심리’라는 내면적 이유도 있다. 여러 논문은 정치인의 도덕적 결함이 유권자의 지지를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이는 우리의 일반적 생각과 일치한다. 그러나 반대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한국부패학회보’ 논문은 공직 후보의 도덕성이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흥미롭게도, 유권자의 선택을 결정하는 핵심은 정당 요인이었다.

러셀 하딘이라는 외국 학자는 이를 ‘제도적 도덕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제도적 도덕성은 정치인 개인의 도덕성이 아닌 ‘정당의 도덕성’을 지칭한다. 이에 따르면 대중은 ‘조국 같은 유죄 피고인은 국민의 대표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조국 개인의 도덕성 문제보다 국민의힘 같은 정당의 도덕성 문제는 더 중요하고 심각하다’는 심리도 이중적으로 갖는다.


때맞춰 국민의힘에서 “이토 히로부미는 인재” “난교” “5.18 북한군 개입설” 같은 설화 이슈가 이어졌다. 무대의 조명은 어느덧 ‘조국의 불공정’이 아닌 ‘국힘의 비상식·반민주’를 비춘다. 여당은, 국민윤리와 동떨어진 언행을 하는 후보와 당을 속전속결로 분리하지 않는 한, 정당의 도덕성 문제로 쏠려가는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한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은 0%였다. 이제는 조국의 내로남불 문제에 분노하는 이 대중심리를 담아낼 정치세력이 힘을 잃어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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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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