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은 하나의 동작이지만 걸음의 형태는 걷는 속도, 리듬, 보폭에 따라 다양하다. 터벅터벅 걷기, 종종걸음으로 걷기, 성큼성큼 걷기, 꺼덕꺼덕 걷기, 어슬렁거리며 걷기, 살금살금 걷기 등. 다양한 형태의 걷기에는 걷는 사람의 태도나 심리 상태가 반영된다. 지치거나 목적지에 큰 관심이 없을 때는 터벅터벅 걷고, 바쁜 일이 있으면 종종걸음으로 걷는다. 자신감에 차 있거나 목적지가 분명하면 성큼성큼 걷고, 남 보란 듯 으스대고 싶을 때는 꺼덕꺼덕 걷는다.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살금살금 걷고, 특별히 갈 곳 없이 한가하게 걸을 때는 어슬렁거리며 걷는다. 여러 형태의 걷기 중 긍정적 의미가 있는 것은 ‘성큼성큼’ 걷기다. 영어로는 ‘스트라이드(stride)’라고 하며, 긴 보폭과 규칙적인 리듬으로 자신감 있게 걷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배경에서 ‘어떤 것을 큰 걸음으로 받아들이다(take ~ in stride)’라는 영어 표현은 ‘실망스러운 결과나 안 좋은 소식을 침착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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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우리가 원치 않는다고 해서 거부할 수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다양한 일이 발생하고, 불행히도 우리는 그 일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 그러나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는 통제할 수 있다. 전적으로 우리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다. 그 태도와 마음가짐을 영어로는 ‘마인드셋(mindset)’이라고 한다. 마음은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강력한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자포자기로 가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부처는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라고 했다. 미국 작가 지그 지글러는 “당신의 적성(aptitude)이 아니라 당신의 태도(attitude)가 당신의 고도(altitude)를 결정한다”라고 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도 “중요한 것은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다”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우리가 인생길을 걸어가는 자세와 같다. 험한 지형이 나타났을 때 그 길을 난관이나 역경으로만 생각하면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지고 몸의 균형도 쉽게 흐트러진다. 반대로 이 정도 험한 코스는 충분히 뚫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걸으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걷는 자세도 안정된다.
-이창수, <라이프 레슨>, 사람in, 1만7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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