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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에 눈 멀어 부풀리고 속이고…위기맞은 중국의 식량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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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형 곡물 성과 과대 포장 등
2m 벼 공개했지만…실상은 형편 없어

14억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식량 안보' 드라이브에 역점을 두고 있는 중국 당국이 새 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종 유전자 변형(GM) 곡물의 수확량 성과를 부풀리는 사기 행각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연구 지원과 보조금을 받는 GM 곡물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수확량 성과를 과장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조금에 눈 멀어 부풀리고 속이고…위기맞은 중국의 식량안보 과거 중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2m짜리' 거대 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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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정부는 식량 안보를 최우선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삼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GM 곡물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늘리고, 더 건강하고 큰 곡물을 만드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연구기관은 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성과를 일부러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짠 물과 알칼리성 토양에서도 자랄 수 있는 소위 '해수(海水·sea water) 벼', 키가 2m까지 자라는 '거대 벼' 등이다. 둘 다 개발 성공이 발표된 당시 식량 안보의 '게임체인저'로 받아들여졌으나, 실제로는 연구 성과를 부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해수 벼의 경우 공식적인 테스트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고 전했고, 2m짜리 거대 벼에 대해서는 "쌀 생산량을 더 높게 만들기 위해 수확량에 벼의 짚과 잎까지 포함해 '총 중량'을 부풀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실제 '거대 벼'에서 나온 쌀의 양은 수치 상으로 것보다 훨씬 적고, 쌀의 품질도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조금에 눈 멀어 부풀리고 속이고…위기맞은 중국의 식량안보 중국의 농장.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국 학계에서는 일명 '대약진 운동' 스타일의 정책 드라이브가 중국 농업 연구의 신뢰성을 해친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오리엔트 농업 컨설턴트의 수석 분석가는 매체에 "1958년~1962년 사이 대약진 운동을 연상케 하는 과장 보고, 거창한 스타일이 관료들 사이에 만연하다"라며 '관료들은 비현실적인 목표를 달성하려 하며, 상사를 기쁘게 하려다 보니 기술 발전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식량 안보에 힘쓰는 이유는 다른 농업 선진국 대비 곡물 생산량이 턱없이 낮은 탓이다. 이로 인해 지정학적 라이벌인 미국 등의 곡물에 의존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쌀이나 밀 생산에서는 손꼽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대두나 옥수수는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11.1% 증가한 5900만톤(t) 이상의 곡물을 해외에서 들여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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