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금 가고 천장서 물 쏟아져
옥상 균열로 침실 천장에도 누수
입주민 95% 소송 참여
시는 하자보수 시정명령
경북 안동시 수상동 ‘안동 코오롱하늘채’ 입주민들이 하자 보수 문제로 골머리를 썩다,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을 상대로 최근 소송전에 나섰다. 보수 의무를 충분히 이행했다는 시공사와 달리, 입주민들은 4년 전 입주 초부터 현재까지 각종 하자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소송과 별개로 시공사에 하자보수 시정명령을 내렸다.
22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안동 코오롱하늘채 입주민들은 입주 후 발생한 하자에 대해 보수 의무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지난달 3일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을 상대로 하자보수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법상 시공사는 하자 발생 시 입주자 청구에 따라 하자를 보수해야 한다.
소송에 참여한 입주민은 총 398가구로 전체(421가구)의 95%에 달했다.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20층, 총 7개 동 규모로 2020년 2월 입주를 시작했다.
피해 접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지하 1층 주차장이다. 주차장 천장 누수가 입주 직후부터 4년이 지난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설명이다. 누수 구역은 총 60여곳으로 그 가운데 70%는 과거 시공사 보수공사가 이뤄졌던 곳이다. 한 입주민은 "누수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하는데 천장 표면만 틀어막다 보니 취약한 부위 여러 군데에서 계속 누수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누수 구역에서 쏟아진 석회 물로 주차장 바닥과 입주민 차량이 변색·훼손됐고 일부 구역은 피해 방지 차원에서 폐쇄되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또 다른 공용 시설인 경로당에 대해서도 보수를 요구하고 있다. 시공사가 입주 직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로당을 하자보수센터로 무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수전 누수, 구동기 그을림 등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피해는 개별 가구에서도 발생했다. A동 최상층(20층)에 거주하는 한 입주민은 옥상 바닥에 생긴 균열 사이로 물이 흘러 들어가면서 침실 천장이 변색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말 시공사 측에 하자보수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입주자 대표 측은 "지하 주차장, 경로당 등 공용 공간뿐 아니라 개별 가구까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입주민 대다수가 소송에 참여한 상황"이라면서 "손해배상금을 받는 것보다 제대로 된 하자보수가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입주민들의 하자 접수에 대해 시공사는 추가적인 하자 보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자 측에 따르면 시공사는 제기된 소송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은 후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다만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표준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사를 진행했다"며 "소송 결과를 종합해 추가 보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시는 지난 19일 코오롱글로벌 측에 내달 31일까지 하자보수를 이행한 후 보고토록 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현장점검 결과, 지하 주차장과 옥상 등에 누수·균열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고 입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16일까지 하자보수 미이행 사유에 대해 의견 제출을 통지한 바 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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