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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서울시발레단 창단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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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만에 출범한 공공 발레단
순수예술 시장 새 활력소 되길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공연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에 발레 관객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발레단 창단에 대해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경쟁 관계가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셈이다.


지난해 9월부터 창단을 준비한 서울시발레단이 20일 공식 창단했다. 1962년 국립발레단, 1976년 광주시립발레단이 창단한 뒤 무려 48년 만에 출범한 세 번째 공공 발레단이다.


서울시발레단의 운영을 맡은 세종문화회관의 안호상 사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저변 확대를 강조했다. 국립발레단을 비롯한 기존 발레단이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 클래식 발레 공연을 많이 하는 만큼 서울시발레단은 컨템퍼러리(동시대·현대) 발레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도로 서울시발레단을 차별화하겠다는 뜻이다.

[초동시각]서울시발레단 창단에 거는 기대 왼쪽부터 박효선 단원, 남윤승 단원,원진호 단원, 김소혜 단원, 오세훈 시장, 안성수 안무가, 안호상 사장, 김희현 단원, 이루다 안무가, 유회웅 안무가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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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과 8월 예술의전당에서 국립발레단의 무브먼트(Movement) 시리즈와 트리플 빌 공연을 봤다. 클래식 발레 작품을 주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컨템퍼러리 작품을 볼 수 있는 무대다. 클래식 발레 작품 못지않게 흥미로운 무대가 계속 이어지지만 객석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평소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는 클래식 발레 공연 때와 달리 비어있는 좌석이 꽤 있었다.


발레 관객들의 관심은 클래식 발레에 치우친다. 클래식 발레 작품이 대중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발레 공연의 화려하고 예쁜 무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때로 발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토슈즈도 신지 않은 무용수가 등장하는 컨템퍼러리 발레에 관객들은 낯설어 한다.


하지만 관객에게 제한된 숫자의 클래식 발레 작품만을 계속 보여줄 수도 없는 일. 낯선 컨템퍼러리 작품이나 창작 발레 작품을 선보이는 시도를 계속해야 발레 시장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한 서울시발레단의 창단은 굉장히 의미 있는 행보로 보인다.


다만 대중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만으로 안정적인 발레단 운영이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안호상 사장은 간담회에서 컨템퍼러리 발레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세계적 발레 흐름도 클래식 발레와 컨템퍼러리 발레가 5대 5라고 말했다. 역으로 보면 클래식 발레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한 서울시발레단이 국립현대무용단과 같은 현대무용 단체와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도 관건으로 보인다. 사실 대중의 시선에서는 때로 토슈즈로 신지 않는 컨템퍼러리 발레가 현대무용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결국 서울시발레단이 컨템퍼러리 발레단으로서 정체성을 보여주며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컨템퍼러리든, 창작 발레 작품이든 클래식 발레 작품만큼 관객들에게 각인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량 있는 안무가를 육성하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지난해 10월 방한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한 몬테카를로발레단은 세계적인 컨템퍼러리 발레단으로 인정받는다. 그 중심에는 1993년부터 예술감독으로 몬테카를로발레단을 이끄는 세계적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있다.



새로운 공공 발레단의 출범이 발레는 물론, 순수예술 시장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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