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뱅크·KCD뱅크 이어 유뱅크 컨소시엄 각축
지난해 금융당국 인가 신청 변경으로 경쟁↑
인터넷은행 성장세도 한몫
다만 탄탄한 자본금 조달·재무건전성 필요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이 3곳으로 늘었다.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준비 중인 소소뱅크·KCD뱅크에 이어 핀테크 플랫폼 ‘삼쩜삼’을 중심으로 구성된 U-Bank(유뱅크)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모두 다음 달까지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탄한 자본금을 제공하며 금융전문성을 갖춘 우량투자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인가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5일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 렌딧, 핀테크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쌈), 외환 전문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과 현대해상이 참여한다. 유뱅크는 기존 시중은행 등 전통 금융권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노년층,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을 포용하는 금융사가 지향점이다.
현재 4번째 인터넷은행이 되겠다고 선언한 컨소시엄은 유뱅크를 포함해 3곳이다. 소상공인연합회 12개 지역 회장들과 전국 소상공인 단체 35개가 모여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은행을 준비 중이다. 다음 달 예비 인가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KCD(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KCD뱅크 출범을 준비 중이다.
핀테크 등 다양한 업체들이 인터넷은행 설립 도전에 나선 이유는 금융당국의 은행 인가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과점 구조인 은행산업을 경쟁자가 언제든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금융당국이 인가방침을 발표한 후 신규 인가 신청·심사가 진행됐다. 앞으로는 충분한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갖춘 사업자라면 상시 신청을 받아 신규인가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또 특화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선 일반은행 인가요건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컨소시엄들이 앞다퉈 ‘특화은행’을 내세운 이유다.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이후 빠르게 성장한 점도 다양한 업체들이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유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793억원으로 출범 7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도 같은 기간 8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케이뱅크의 경우 당기순이익 382억원을 기록했으며 IPO(기업공개)까지 준비 중이다.
인터넷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본금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신규인가를 위한 인터넷은행의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 이상으로 시중은행(1000억원)보다 기준이 낮지만,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 통제를 정부로부터 받는다. 총 신용 대출에서 신용 평점 하위 50% 고객 대출 비율이 30% 이상 돼야 한다. 연체 위험이 큰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하는 만큼 자산 건전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회원으로 참여했던 소소스마트뱅크는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자본금 조달 계획과 사업계획 등이 미비해 인터넷은행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적격 판단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이 현대해상을 파트너로 확보한 이유도 여기 있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들도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뱅크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을, 케이뱅크가 우리은행과 함께한 것이 대표적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소소스마트뱅크와 경쟁했던 2019년 당시, 하나은행,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한화투자증권에 더해 캐피탈 회사 2곳까지 주주 구성을 마치고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중 소상공인이 많은데 소득 집계가 어렵고 매출 변동이 크다는 점 등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 업무가 까다롭다”며 “(은행으로서의) 제대로 된 능력과 실력을 갖춰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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