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는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제를 사용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전달체 ‘리포플렉스’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mRNA를 활용한 의약품은 타깃 바이러스의 유전체 정보만 알면 빠르게 설계·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면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외에도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양한 감염질환·항암 백신 관련 연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mRNA는 체내 효소에 의해 쉽게 변형·분해된다는 약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고 표적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전달체가 꼭 필요한 이유다. 현재 출시된 mRNA 백신들은 대부분 지질나노입자(LNP)를 이 전달체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해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만 유통할 수 있고, 간으로만 전달되는 특성이 있어 간독성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있다. 현재 상용화된 LNP에서 쓰이는 폴리에틸렌글라이콜(PEG) 성분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반응 등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 우려도 있다.
리포좀 기반의 mRNA 전달체로 개발된 리포플렉스는 이 같은 기존 LNP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차백신연구소는 리포좀을 구성하는 리피드 제형을 최적화하고, 독자 개발한 톨유사수용체(TLR)2 기반의 면역증강제를 첨가해 타깃 항원의 발현 효율을 높이고, mRNA 전달의 효과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LNP에 첨가되는 PEG를 쓰지 않아 알레르기 반응이 없고, 동결 건조가 가능해 냉장·냉동유통(콜드체인) 체계가 아닌 기존의 상온 유통·보관이 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리포플렉스가 쓰인 mRNA 백신의 효과는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됐다. 차백신연구소는 mRNA-리포플렉스 백신 제형을 동물에 주입했을 때 mRNA를 단독으로 투입했을 때보다 체액성 면역반응은 50배, 세포성 면역반응은 15배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부암을 이식한 마우스 모델에서도 mRNA-리포플렉스 백신 투여 시 mRNA 단독 투여보다 21일 차 기준 종양 성장이 41%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LNP 사용 시 나타나는 간독성이나 다른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차백신연구소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1회 국제 mRNA 콘퍼런스'에서 포스터 발표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리포플렉스의 안정성과 전달력, 면역 증가 효능 등을 활용해 항암백신을 개발하겠다”며 “현재 LNP 관련 특허를 일부 글로벌 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mRNA 백신 주권을 지키는 데도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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