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2형 개량한듯
전술핵탄두 ‘화산-31’ 탑재 가능할지는 미지수
북한이 24일 발사한 미사일을 놓고 개발 중인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처음으로 사용한 미사일 용어다. 기존의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2형을 변형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이 무기체계의 부단한 갱신과정이며 총국과 산하 국방과학연구소들의 정기적이며 의무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시험발사 사실만을 공개한 채 발사 장소와 비행 시간·고도·경로 등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불화살-3-31’형은 기존 화살형보다는 사거리가 짧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거리용으로 우리나라를 정조준했다는 의미다.
북한은 지난 19일 핵탄두를 탑재한 뒤 수중 폭발시켜 우리 군 항구 등을 기습 타격할 수 있는 수중전략무기라고 주장하는 핵어뢰 ‘해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해일은 지난해 3~4월 3차례 발사됐다. 당시엔 ‘해일’ ‘해일-1형’ ‘해일-2형’이라고 명명했다. 이번엔 ‘해일-5-23’이라고 밝혀 폭발 위력과 잠항 사거리, 기습력을 대폭 개선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핵어뢰로 미 핵항모를 타격할 수 있음을 위협한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불화살-3-31’도 기존 화살형을 성능개량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을 탑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31’은 북한이 지난달 28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며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공개한 핵탄두다. 북한은 이 핵탄두를 600㎜ 초대형 방사포(KN-25)와 수중 핵드론(핵어뢰) ‘해일’,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2형’, 그리고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 등에 탑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앞으로 북한이 개발한 모듈형 전술핵탄두 ‘화산-31’이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투발수단별 ‘재구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성 검증과 대량 생산을 위한 추가 핵실험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한 세미나에서 ‘북한 핵·미사일 역량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의 ‘화산-31’은 억지 표준화, 범위를 너무 넓게 잡은 표준화"라며 "만일 탄도미사일에 적합한 탄두라면 순항미사일·방사포에선 성능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외형상 기존의 화살 순항미사일과 큰 차이점이 없다”면서 “신형 순항미사일을 개발했고 전술핵폭탄을 탑재한 것처럼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한 위협선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총선 전까지 살라미식으로 위협선전을 이어가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 잘못으로 한반도가 위기라는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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