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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많이 파는 테슬라의 큰 그림…"데이터 늘려 자율주행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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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축소·판매량 확대 주력
최대 10% 내외까지 가격 인하
글로벌시장 곳곳 점유율 늘려
SW 개발 위한 일종의 투자

테슬라의 최근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이 자율주행 경쟁력 확보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장 눈앞에 수익은 포기하더라도 가격을 낮춰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게 광범위한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테슬라는 한때 20%에 육박하는 연간 영업이익률로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지만, 최근엔 수익을 줄이는 대신 판매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180만8581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2022년(131만대) 대비 37% 늘어난 수치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26%)을 웃돌았다.


연 30%가 넘는 테슬라의 판매 성장 비결은 가격 인하다. 적게는 3%, 많게는 10% 내외까지 가격을 낮추면서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점유율을 늘렸다. 지난해 초부터 미국, 중국에서 여러 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중국을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주요 차종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이 같은 전략을 단순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중국 BYD 같은 신흥 경쟁자의 급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방어 전략이다.


싸게 많이 파는 테슬라의 큰 그림…"데이터 늘려 자율주행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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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테슬라를 완성차 업체가 아닌 소프트웨어(SW) 회사로 바라보는 관점에선 해석이 달라진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SW 개발을 위한 일종의 투자다. 차량 가격을 낮추면서 벌어들이는 돈은 줄지만, 줄어든 수익만큼 자율주행 데이터를 사들인 것과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서 굴러다니는 테슬라 차량이 많아질수록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이미 테슬라는 자율주행보조 SW인 오토파일럿·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통해 3억마일(4억8280만㎞)에 달하는 주행 영상 데이터를 확보했다. 테슬라 차량은 자율주행 보조기능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테슬라 측에 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낸다. 쌓인 정보는 ‘도조’라는 AI 슈퍼컴퓨터에 지속적으로 저장돼 학습된다.


현대차·기아, 도요타, GM, 폭스바겐 등 기존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을 예고하며 SW 투자에 전력을 쏟아붓는 점도 테슬라엔 부담이다. 현대차·기아는 2026년 양산차 적용을 목표로 새로운 SDV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당장 2년 후 전 차종이 SDV화되면 연 700만대가 넘는 차량이 한꺼번에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신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대량의 데이터 수집을 통한 ‘퀀텀 점프’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현재 벌어진 SW 개발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판매량 증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 가격 인하 전략의 또 다른 이유는 경쟁력 있는 SW 출시로 한 번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당분간의 수익성 하락은 감당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 FSD 최신 버전인 V12의 공식 상용화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순수 AI 주행 기능이 탑재된 V12는 도로 위 수많은 변수를 AI가 판단하고 주행한다.



삼성증권이 추정한 테슬라 FSD의 개발 원가는 2675달러(약 36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옵션 판매 가격은 1만2000달러(약 1600만원)에 달한다. 매출 대비 총이익률은 78%다. 매출이 일어날수록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FSD V12이 상용화되면 다른 완성차 업체로 SW를 공급해 라이선싱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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