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혈액질환 치료제…연간 약값 4억
'에피스클리', 유럽 이어 국내에도 승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에피스클리(SB12)'의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연간 투약 비용이 4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희소질환 치료제인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로는 국내 첫 승인 의약품이 됐다.
솔리리스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난치성 희소혈액질환 치료제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이 핵심 적응증으로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 등에도 쓰인다. 2022년 글로벌 매출 37억6200만달러(약 5조원)를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러한 성장세를 눈여겨본 아스트라제네카가 2020년 390억달러(약 52조원)에 알렉시온을 인수하기도 했다.
PNH는 혈액 내 적혈구 파괴로 발병하는 질환으로, 혈색 소변의 증상을 보이고 급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생명에도 위험을 주는 희소질환이다. 하지만 PNH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는 골수 이식뿐이다. 솔리리스는 병을 더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약품이라 계속해서 약을 투여받아야 한다. 이에 연간 치료 비용이 국내 기준 약 4억원에 달하는 만큼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컸다.
통상 바이오시밀러의 약값은 오리지널 대비 30~40%가량 낮게 형성되는 만큼 에피스클리 등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해당 질환 환자들의 비용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고려해 에피스클리 임상 참여 환자들에게 최대 2년간 에피스클리를 무상 제공하는 연장 공급을 진행하는가 하면 다른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통한 지원을 시행해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1년 10월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에피스클리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의 임상·의학적 동등성을 입증했다. 이후 지난해 5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에피스클리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국내에서도 승인받게 됐다. 이번 승인은 2022년 6월 품목허가 신청 후 19개월여 만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로써 국내에서 자가면역?종양?안과?혈액학 분야 총 7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
정병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규제과학(RA) 팀장(상무)은 “에피스클리는 고품질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 개선이라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본질적 가치에 매우 부합하는 제품"이라며 "국내 희소질환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치료받을 기회를 확대할 수 있어 이번 품목 허가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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