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챗GPT 제작사 오픈AI에 맞서 새로운 연합체가 출범했다. 바로 50개 이상의 AI 관련 기업과 기관이 뭉친 'AI 동맹(AI Alliance)'이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와 IBM을 비롯해 인텔, AMD, 오라클, 델, 소니, 소프트뱅크 등 미국과 일본, 유럽의 반도체, 클라우드, 디바이스 제조사 등이 참여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국립과학재단(NSF) 등 국가기관뿐 아니라 하버드, 예일, 코넬, 버클리, 보스턴, 다트머스, 노트르담 대학, 영국의 알칼리지 런던과 이스라엘 예루살렘대, 일본의 게이오 및 도쿄대 등도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AI 동맹의 핵심 목표는 독점 타파와 개방성, 투명성 확보다. AI산업의 미래가 근본적으로 AI 모델에 대한 협업과 개방형 혁신을 기반으로 구축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발 원천 코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적인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서로의 AI 성과를 공유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집단 지성으로 AI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AI 동맹 측은 "과학적 엄격함, 신뢰, 안전, 보안, 다양성 및 경제적 경쟁력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AI 동맹은 빅테크와 학계 등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오픈 소스로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메타의 경우 지난 7월 자체 LLM인 '라마(Llama)2'를 공개하면서 관련 기술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두 공개했다. 이후 전 세계 대학과 스타트업 10만곳 이상이 라마를 내려받아 성능이 뛰어난 AI를 개발했다.
반면 폐쇄형 AI 진영인 오픈AI, MS, 구글 등은 데이터나 소프트웨어를 외부로 공개하거나 다른 회사와 공유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AI 기술을 함부로 공유·개방하면 악용되거나 인류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댄다.
AI 동맹은 우선 책임감 있는 AI 개발 및 글로벌 규모의 AI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벤치마크, 도구 및 리소스, 개방형 모델 등을 배포한다는 목표다. 또 AI 관련 규제와 안전 등의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조만간 AI 안전 및 모델 검증을 위한 도구도 출시할 계획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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