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만보코스는 율곡로와 궁궐담장길을 걸어본다.
코스는 종로3가역 7번출구에서 출발해 돈화문로로 향한다. 돈화문로는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에서 퇴계로를 잇는 길의 이름이다. 돈화문로는 조선시대에는 법궁이었던 창덕궁의 관청가이기도 하다. 돈화문로 중 종로3가 교차로에서 창덕궁교차로까지의 구간은 왕복 2차선으로, 조선시대 당시의 도로 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어서 향할 곳은 창덕궁 돈화문이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은 창덕궁이 완성된 뒤 7년 후인 태종 12년에 처음 세워졌는데, 돈화는 '교화를 돈독하게 한다'는 뜻으로, 임금의 큰 덕으로 백성을 돈독히 교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임진왜란을 거치며 불타버린 돈화문은 광해문 원년인 1608년에 복원됐는데, 이 때의 모습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돈화문은 현존하는 국내 궁궐의 정문 중 가장 오래된 것이기도 하다.
다음은 율곡로 중에서도 터널 상부의 담장길로 가본다. 이곳은 종묘와 창경궁이 만나는 곳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도로가 건설되면서 응봉의 지맥이 끊기기도 했다. 지금은 창덕궁과 창경궁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걷기 좋은 보행로가 됐는데, 궁궐의 담장을 따라 걸으면서 우리 역사를 느껴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종로의 산책길로 유명한 서순라길이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종묘 인근의 순찰을 담당하던 순라청의 서쪽에 있어서 서순라로 이름 붙여졌다. 800m 길이의 서순라길은 돌담길 가로수를 따라 과거와 현대의 조화가 어우러진다. 서순라길 인근에는 종로의 분위기를 담은 한옥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서순라길에서 종로외대문을 거쳐 익선동 한옥마을로 가면 오늘의 코스는 마무리된다. 100년의 역사를 담은 익선동 골목은 서울 도심의 조용한 한옥 밀집촌이었는데, 2010년대부터 한옥을 개조한 레스토랑과 카페, 액세서리점들이 들어서면서 젊은 층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개성있는 카페와 음식점들 덕에 지금은 데이트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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