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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초고령화로 변화하는 로봇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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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초고령화로 변화하는 로봇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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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1970년대 로봇 만화 ‘로보트 킹’ 시리즈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다시 등장했다. ‘로보트 태권V’처럼 SF만화 속에 등장했던 로봇은 지구를 위해 외계 악당을 물리쳤다. 예전에는 로봇이 인간을 위해 싸웠다면, 현재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부담을 줄여주는 돌봄형 로봇이 등장했다. 시니어를 위한 로봇은 건강 모니터링, 약물 관리, 식사 지원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도 5년 전 일이지만, 로봇과 관련된 생생한 기억이 있다. 중국 로봇박람회에서 감정을 인식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Pepper)를 만난 일이다. 그날 따라 밤샘하며 업무를 하고 간 터라 피곤했다. 페퍼는 친절하게 다가와 필자의 상태를 간파한 듯 컨디션이 어떠냐고 하더니 다정하게(?) 노래를 불러줘도 되겠느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승낙을 받자마자 목소리를 가다듬는 척 하더니 활기찬 노래를 불러줬다. 귀여운 외모로 눈을 찡긋거리며 애교도 부리고, 간단한 대화도 가능했다. 가정용 로봇이지만 접객용으로 더 활용되고 있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최근 시니어 헬스케어 분야에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특별한 옷처럼 착용해서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거나, 일상적인 생활용품에 센서를 부착하는 것처럼 간단한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이스라엘 기업이 진군하고 있다. 군사용부터 재활치료용까지 출발점은 달랐지만,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서 개발된 것들이다. 먼저, 올캠(OrCam)은 안경에 부착하는 ‘마이아이 프로(MyEye PRO)’를 출시했는데, 이것은 눈앞의 책, 신문, 모니터 및 스마트폰 등 모든 활자를 읽어준다. 시력이 안 좋거나 노안으로 작은 글씨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활자를 스캔하고 음성화일로 변환해 내용을 읽어준다. 인공지능 기술도 활용하고 있어, 타인의 표정을 읽거나 미리 입력한 사람의 얼굴도 인식해 이름을 말해준다. 인튜이션 로보틱스의 동반로봇인 ‘엘리큐(ElliQ)’도 있다. 뉴욕에서 만 65세 이상 혼자 거주하는 시니어에게 보급되었다. 엘리큐는 얼굴 부분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고, 사람과 대화할 때는 상대방이 있는 방향으로 회전하여 공감과 유대감을 표현한다. 독거노인의 신체활동 및 건강관리, 통화 기능, 가벼운 대화를 지원한다. 신기하게도 사용자 생활 속의 상세한 부분을 기억하면서 자체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사용자가 자주 웃을 수 있도록 농담을 건넨다. 외골격 로봇 전문업체의 리워크(Rewalk)는 영화 아이언맨의 ‘수트’처럼 신체 보조기능을 갖췄다. 장애인과 고령층 중 척추 손상이 있거나 보행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다. 앱을 통해 조정할 수 있고 앉기, 서기 등 동작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미리 보폭과 속도를 정해서 맞춤형 걷기도 가능하다.


일본 기업은 근력수트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생활 속 가전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도쿄 이과대학 벤처로 출발한 이노피스(Innophys)의 ‘머슬수트(Muscle Suit)’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다. 착용만 하면 전력도 필요치 않고 인공근육을 활용하는 방식이라 간병은 물론 눈치우기, 농사일까지 거뜬히 해낸다. 혼다(Honda)는 노약자를 위한 ‘보행 어시스트(Honda Walking Assist)’를 만들어 뇌졸중이나 노약자 골절로 보행이 어려운 환자가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허리쪽에 부착해 움직인다. 파나소닉에서는 물건을 들거나 작업을 보조하는 ‘어시스트 수트(Assist Suit)’를 출시해 짐을 들어올릴 때 부담을 줄여준다. 전통 리프트업체인 ‘카네타 코퍼레이션’의 의자형 리프트는 가정에서 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고안됐다. 휠체어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앞으로 몸을 기울여 리프트에 몸을 걸치면, 화장실 변기나 식탁 의자에 편리하게 옮겨 앉을 수 있다. 간병인들과 환자의 부상을 방지한다. 생활가전이나 용품도 흥미롭다. 노부모의 안부를 원격으로 체크하는 전기포트가 있다. 차를 항상 마시는 일본에서 12시간 동안 수도 사용 정보가 없으면 자녀에게 연락이 가게끔 했다. 심리 치료와 외로움 완화에 도움이 되는 물개 인형 ‘파로’나 말벗 로봇도 여럿이다. 홀로 사는 시니어들에게 말을 걸며 대화를 유도하고 재롱도 부린다. 인지 기능을 유지시키고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또 지팡이형, 신발 부착형 치매 노인 위치 추적기가 있다. 활동량과 보행 사고를 기록하고 낙상 사고를 감지해 응급신고를 해준다.


한국에는 20여개국에 수출 중인 ‘큐라코’가 있다. 누워있는 환자가 착용하는 배설케어 로봇이다. 로봇이 대소변을 자동으로 감지해서 케어비데를 작동시켜 간병인과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시니어의 생활을 쾌적하게 하는 ‘아카라라이프’도 있다. 기존 생활가전에 간단하게 부착하는 형태이다. 또, ‘다솜이’와 ‘효돌이’라는 인공지능 돌봄 로봇이 있다. 보건소와 연결돼 지역에 홀로 사는 시니어 가구의 건강 상태와 이상 징후를 전달하는 기능을 갖췄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초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EX1이라는 시니어케어 특화 로봇 출시를 예고했다. 착용형 보행보조 로봇으로 노인의 운동을 돕는 기능이란 분석이다.


초고령화 추세로 인해 돌봄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간병인은 부족해지고 있다. 나이듦에 따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일들이 로봇을 통해 직접 할 수 있게 되고 있다. 질병관리, 낙상 예방, 요양지원 같은 신체적 기능 지원과 더불어 고독감 완화와 같은 정서적 지원 기능도 가능해졌다. 아직까지는 윤리적인 고려사항, 개인정보 보안 이슈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시니어 세대가 독립성과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돌봄 로봇이나 기술을 필요로 할 것임은 분명하다. 앞으로가 더 유망한 돌봄 로봇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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