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사 '램리서치' 용인 캠퍼스 조성
고객 협력 강화 위해 선보인 클린룸 체험
사람 키 훌쩍 넘는 거대한 반도체 장비
책장과 같은 구조물에 쌓인 웨이퍼 눈길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가 국내 사업 확대를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택했다. 이곳에 연구·개발(R&D) 센터와 제조 공장, 물류 센터, 오피스 시설 등을 포함한 캠퍼스 조성에 나섰다. 먼저 들어선 R&D 센터 내 클린룸에는 책장처럼 보이는 철제 구조물에 고객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웨이퍼가 다량 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는 용인 자곡동에 있는 3만㎡ 규모의 종합 R&D 센터인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KTC)'를 28일 언론에 공개했다. KTC는 정부와 민간이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선 첫 번째 건물로, 램리서치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선보인 시설이다.
이날 오후 방문한 KTC에선 각종 반도체 장비가 있는 클린룸을 체험할 수 있었다. 클린룸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 조성된 특수 공간으로, 첨단 제품인 반도체 특성상 먼지 등 각종 외부 오염을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클린룸에 들어가기 위해 모자가 달린 일체형 흰색 옷인 방진복을 입고 보안경과 방진모 등을 쓰며 철저한 준비 작업을 거친 이유다.
높은 천장에 사방이 흰색 바탕인 클린룸에 들어가 보니 각종 반도체 장비가 내는 기계음이 가장 먼저 들렸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장비들이 분주하게 작동되고 있는 탓에 내부 의사소통을 위해선 마이크와 이어폰이 필요했다. 램리서치는 고객사와 라이브 데모를 하고 공정 개발을 위해 이곳에 고객사와 똑같은 환경으로 클린룸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KTC 클린룸에는 식각 장비와 증착 장비가 각각 6대에 다수의 계측 장비도 만나볼 수 있었다. 해당 장비들은 실리콘 원판인 웨이퍼에서 반도체 칩을 생산할 때 특정 물질을 필름 형태로 씌우고(증착) 이후 불필요한 물질을 깎은 후(식각)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계측) 과정에서 각자 역할을 했다.
그중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은 식각 공정용인 '센스아이 플랫폼'이라고 했다. 센스아이 플랫폼을 마주하니 높이 2m를 훌쩍 넘기는 장비 크기에 놀랐다. 한정된 공간의 클린룸에서 버리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직 구조로 장비가 구성된 탓이다. 클린룸 투어를 담당한 이수민 램리서치 엔지니어는 "안에 수십 개 센서와 카메라가 있다"며 "웨이퍼 생산성을 높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클린룸 공간 곳곳에는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구조물도 있었다. 램리서치가 고객과 개발 중인 장비를 테스트하거나 공정 개발 과정에서 보안이 필요한 경우 허가된 직원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또 다른 공간에는 마치 도서관 책장처럼 수 미터로 길게 늘어선 크림색 철제 구조물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는 여러 웨이퍼가 사각형의 투명 아크릴 상자 안에 보관돼 있었다. 이 엔지니어는 "고객이 제공한 웨이퍼들"이라며 "이곳에서 테스트한 뒤 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램리서치는 KTC에서 클린룸을 운영하며 국내 고객사와 빠른 피드백을 이룰 뿐 아니라 각종 보안 문제도 해결하게 됐다. 앞으로 경기도 동탄에 운영하던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와 판교에 있던 한국 본사를 모두 KTC 근처로 이전, 용인 캠퍼스를 조성해 고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7월 완공 목표로 오피스동을 짓고 있다.
이상원 램리서치 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D램 시장의 75%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55%를 차지한 곳"이라며 "큰 고객(삼성전자, SK하이닉스)이 둘이나 있기에 국내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용인 캠퍼스 이전을 계기로 한국 반도체 파트너들과 더욱 강화된 협력을 진행,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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