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의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항소심서 유죄 판결…"상고할 것"

항소심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1심서는 무죄받아
함 회장 "대법원 판단받을 것"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1심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함 회장은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서울서부지법(부장판사 우인성)은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함 회장. /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23일 서울서부지법(부장판사 우인성)은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8월 함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이외 항소심 재판부는 장기용 전 하나은행 부행장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던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나은행 법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 회장이 합숙면접 합격자와 관련해 개입한 게 판단되고 남녀고용평등법 위반과 관련해서도 신입 직원의 성비 불균형 선발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상고해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함 회장은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재판부의 판단에 존중한다"면서도 "상고해서 다시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장 시절에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로부터 그의 아들이 하나은행 공채에 지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사부에 잘 봐줄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아울러 서류 전형 이후 합숙 면접에서 자신이 잘 봐주라고 이야기한 지원자들이 통과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합격 처리하라고 인사부에 지시한 의혹도 받는다. 2013~2016년에 신입 행원 남녀비율을 미리 정한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은 2018년 6월 함 회장을 기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1심 재판부는 함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함 회장이 2015년 하나은행 공채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들에 대한 추천 의사를 인사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합격권이 아니었던 지원자들이 합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다"며 "추천을 전달한 사실 외에 전형별 합격 과정을 따로 확인하고 판단하는 등 의사 표명을 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