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달내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
우리군, 총 5기 정찰위성 발사 계획
이달 말 이어 내년 4월 SAR 위성 첫 발사
우리 군이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내년 4월께 발사한다. 북한이 이달 안에 군사 정착위성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우리 군도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등을 탑재한 정찰위성 발사에 이어 성능이 한층 향상된 SAR 위성 발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군은 ‘425사업’의 일환으로 SAR 위성 4기와 EO·IR 장비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급) 정찰위성을 쏠 예정이다.
이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사가 만든 ‘팰컨9’ 로켓이 발사체로 이용해 EO·IR 장비 탑재 위성을 발사한다. 이어 내년 4월부터는 SAR 위성 4기를 연이어 쏜다. 위성 5기가 순차적으로 궤도에 진입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 기지·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위성사진·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탑재 위성은 일반광학렌즈를 사용해 지구 표면을 볼 수 있는 반면, SAR 위성은 마이크로파를 쏴 지상에서 반사돼 돌아온 신호로 영상을 얻는다. 마이크로파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구름, 눈, 안개를 통과할 수 있어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관측이 가능해 정밀감시가 가능하다.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은 이번 위성 발사에 대한 보험도 가입했다. 이달 발사할 EO·IR 장비 탑재 위성은 항우연이 발사 전 보험(1305억원), 발사보험(1250억원)을 지불했다. SAR 위성은 국과연이 이달 중으로 발사 전 보험(1300억원), 발사보험(1092억원)에 가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위성이 궤도를 이탈할 가능성을 두고 궤도보험도 가입해야 하지만 작전운용성능이 노출돼 가입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군이 고성능 정찰위성 발사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북한의 군사 정찰 위성 발사가 임박하면서다. 북한은 러시아의 기술 도움을 받아 이달 안으로 군사 정찰 위성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앞으로) 일주일을 전후로 (정찰 위성을) 쏠 수 있는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방문을 앞두고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준비 동향 등 도발 가능성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을 향해 "현재 준비 중인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앞서 5월 31일과 8월 24일 등 2차례에 걸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했다는 ‘천리마-1형’ 로켓을 쏴 올렸으나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모두 실패했다. 이어 ‘10월 재발사’를 예고했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
우리 군은 북한이 위성 발사 기술을 이용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에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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