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원 12명 선임
인요한 "전권 갖고 위원 선임"
공천룰 손질 시사…"플레이어가 룰 바꾸나" 지적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6일 인요한 위원장을 포함한 혁신위원 12명으로 공식 출범했다. 공식 명칭은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의 키워드로 '통합, 희생, 다양성'을 꼽았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위원회에 대해 완전히 전권을 갖고 3일 동안 잠을 설쳐가며 결정했다"며 위원회의 명칭과 인선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위에는 수도권에 기반을 둔 전·현직 의원들이 포함됐다. 현역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박성중(서울 서초을·재선) 의원이 참여한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역임했으며 친윤계로 분류된다. 전직 의원 중에서는 검사 출신인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함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선화 동국대 WISE 캠퍼스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소희 변호사도 포함됐다.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2000년대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도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혁신위는 구성 바로 다음 날인 27일 오후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 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찾아뵈려 하고, 대구에 가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만나려고 한다"며 "확실히 약속하는 것은 아마 1주가 지나면 굉장히 우리 당에서도 걱정을 많이 할 거다. 쓴 약을, 꼭 먹어야 할 약을 조제해 여러분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찾아가겠다"고 전했다. 혁신위는 올해 연말까지 약 60일간 활동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 구성 전부터 강조했던 '통합'을 비롯해 희생과 다양성이 혁신위의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답 과정에서 "앞으로 우리 정치 풍토가 희생을 각오해야 혁신이 된다. 우리가 제시하는 가야 할 길이 그렇게 평탄치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위) 키워드가 통합, 희생, 다양성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위원장으로 선임된 지난 23일 일성을 밝히면서도 "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성, 젊은 세대, 비정치인이 더 많은 혁신위
인 위원장은 여성과 청년, 외부 인사 등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인선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과 젊은 연령, 당과 관계없는 외부 인사를 많이 배려했다"며 "그분들이 전문적으로, 한 마디로 브레인(brain)"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면면을 살펴보면 정치인(5명)보다 비정치인(7명)이 더 많고 성별로도 여성이 7명으로 남성(6명)보다 많다. 연령별로는 20대 1명, 30대 5명, 40대 2명, 50대 3명, 60대 1명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것이 혁신위의 설명이다.
당초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도 물망에 올랐지만, 제안을 거절했다고 인 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면에서 조금 부족했다"며 "솔직히 회사(사정이)나 여러 가지 때문에 '정말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거절했다. 내부적으로나 회사에서 응할 수가 없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아쉽지만, 우리가 내려갈 거다. 내려가서 국민 높이에서 누구든 다양한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인선 발표 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 인선은 인요한 위원장께서 주변의 다양한 의견과 추천을 경청하고, 한 분 한 분 의사를 타진하며 정성 들여 모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혁신에 임하는 우리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 당 구성원 모두 당의 혁신을 완성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당 변화와 쇄신에 동참해야 한다"며 혁신위에 힘을 실어줬다.
총선 출마 점쳐진 인사들 …'플레이어가 룰 만든다?'
하지만 이번 혁신위원으로 선임된 인사 중 내년 총선에 나갈 것으로 점쳐졌던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플레이어가 룰을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인 위원장도 근무지인 세브란스병원이 위치한 서대문 갑에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됐다. "혁신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혁신위원들에게) 불출마 약속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인 위원장은 "약속을 받은 것이 없다. 아직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혁신위 출범과 함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천룰 변경에 대해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 위원장은 "집이라는 것은 지을 때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며 "우리 당이, 국민의힘이 바른 기초를 가지고 출발할 수 있게 만들고, 그다음 공천 이런 것은 거기까지 앞서나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공천 대상자가 룰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질적에 대해선 "플레이어(공천대상자)도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공천과 혁신의 중간에 교집합 같은 부분이 있다. 무 자르듯 자를 수 없는 부분"이라며 "혁신을 하면 공천 방향이나 이런 부분을 고민할 수 있지만, 구체적 공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인 위원장도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고 발언해 '영남 중진 물갈이론'이 흘러나왔던 것에 대해서도 "틀린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에 조크한 것이지 거기(영남 중진 중퇴론)까지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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