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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우'에 약해진 지반…서울시내 '땅꺼짐' 올해만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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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린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서울 시내 지반침하(땅꺼짐)가 예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지반침하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록적 폭우'에 약해진 지반…서울시내 '땅꺼짐' 올해만 17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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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현재까지 지반침하 발생건수는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송파구 3건, 서초·중랑·도봉구 각 2건, 중구·용산·성북·노원·은평·서대문·구로·강남구 각 1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오전 10시45분께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서는 지름 1m, 깊이 1.5m가량의 지반침하가 발생해 8시간여 동안 4개 차로가 전면 통제됐다. 이번 사고는 인근 상수도관 파손으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사다리차가 지나가면서 땅이 내려앉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다리차 바퀴가 구멍에 빠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해부터 서울시 지반침하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3건, 2020년 15건, 2021년 11건, 지난해 20건이 발생했다. 2021년 이전과 비교하면 지난해 올해 늘어난 모습이다. 서울시는 면적 1㎡(가로 1m×세로 1m), 깊이 1m 이상 지반침하가 발생했거나 사망·실종·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지반침하 건수로 집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2년간 발생건수가 증가한 원인은 여름에 예측 못한 집중호우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전국적인 여름철 집중호우가 찾아왔다. 특히 지난해 8월8~9일 서울시 일 최대 강우량은 435㎜로 1920년 8월(354.7㎜) 기록했던 역대 최대 강우량을 넘어섰다. 올해도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31일간 장마가 이어졌는데, 서울에서는 '극한호우'의 기준(1시간 누적 강수량 72㎜)을 넘는 시간당 73.5㎜(7월11일)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내린 비가 지반을 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기록적 폭우'에 약해진 지반…서울시내 '땅꺼짐' 올해만 17건

하지만 예방을 위한 예산 확보는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서울시의 도로함몰 예방사업 예산은 36억원이 책정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42억2000만원, 2020년 35억8300만원, 2021년 29억1400만원, 지난해 28억5800만원이었다. 최근 5년 동안 지반침하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지난해에 예산은 가장 적었다. 향후 계획은 2024년 36억원, 2025년 28억원, 2026년 33억원으로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도별로 5개 권역으로 나눠서 조사 및 복구 사업 진행하고, 추가 장비 구입 등에 따라 소폭의 증감이 있는 것”이라며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반침하의 원인은 ▲연약지반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경우 ▲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 공동(빈공간)이 생긴 경우 ▲상·하수관로 손상으로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 등이다. 매립지에서는 주로 연약지반이 원인이 되는데, 매립 당시 흙이 단단하게 다져지지 않은 경우가 원인이다. 공동은 전철, 도로, 상가, 주차장 등 대규모 시설을 조성할 때 지하수 흐름이 바뀌면서 생긴다. 이때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게 되는데 사전징후를 알기 어렵고, 급격히 발생해 위험도가 높다. 상·하수관로에서 누수가 발생하면 인위적인 지하수의 흐름이 발생해 지반이 침하하고, 노후 관로의 누수는 장기간에 걸쳐 여러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


'기록적 폭우'에 약해진 지반…서울시내 '땅꺼짐' 올해만 17건

서울시는 지하안전관리 대책 강화에 나섰으나, 지반침하의 특성상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올해 서울시는 매년 진행하는 지하공동 전수조사 범위를 약1500㎞에서 2700㎞까지 확대했다. 공동은 지반침하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만7292㎞를 조사했고 6154개 공동을 발견·복구했다. 10m 이상 굴착공사장 지하안전평가 이행실태 점검은 표본점검 10개소에서 전수조사 219개소로 늘렸고, 지표투과레이더(GPR) 조사차량을 추가 도입했다. 서울시는 2021년 10월부터 지하정보 통합, 사고대응 등 업무기능, 지반침하 위험도 분석모델 개발을 포함한 통합지하안전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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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반침하 조사 영역 및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모든 재난은 사전 대비가 가장 중요하고, 피해·복구비용을 감안하면 미리 탐지하고 막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며 “상시적으로 지하철 공사, 상하수도관 설치 라인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현철 숭실대 대학원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지반침하는 노후화된 상수도, 난개발, 부실관리 등 복합적 재난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한 곳만 신경 쓴다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여러 원인을 복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한국전력,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의 협력은 필수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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