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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도 우회…'메이드 인 차이나' 떼고 美제재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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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틈새 찾는 中]①
전기차 배터리도 우회 대책 고심
타국 합작·생산기지 이전 등

중국은 반도체에 이어 전기차(배터리) 부문에서도 각종 우회로 마련에 나섰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중국 배제에 나서면서 중국 기업들은 합작사 설립, 생산기지 이전, 기술 협력 등 규제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봉쇄를 무력화 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IRA도 우회…'메이드 인 차이나' 떼고 美제재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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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한국 기업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국내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북미 지역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자국에서 조립한 전기차에 장착할 경우 제공하는 IRA의 보조금을 받기 위한 조치다.


중국 화유코발트는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에 1조2000억 원씩을 투자해 새만금과 포항에 각각 전구체·니켈 원료 공장을 짓는다. 중국 CNGR는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과 손잡고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포항에 니켈 제련 공장을 건설한다. 이 밖에 거린메이도 SK온 등과 2조2000억 원 규모의 합작투자를 통해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한국에서 합작사를 세워 생산한 원료는 IRA에 따른 핵심 광물 요건을 충족한다. 이로 인해 미국 수출시 보조금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한·미 FTA를 활용해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봉쇄를 우회한 것이다.


해외 자회사 설립이나 기술 협력을 통해 아예 미국 시장을 직접 뚫으려는 시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 전해질 업체인 천사첨단신소재는 올초 '싱가포르 자회사→네덜란드 자회사→미국 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를 바탕으로 2억6000만 달러(약 3460억 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루이지애나주(州)에서 전해질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도 미 포드와의 합작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섰다. 공장 지분은 포드가 100% 소유하고, CATL은 기술만 제공해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미시간 주정부는 CATL·포드 합작사에 1억2300만 달러(약 1640억 원)의 보조금 지급을 승인했다.


미국의 대(對) 중국 봉쇄 이후 중국 자동차 업계의 멕시코 투자가 활발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멕시코 자동차부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 투자의 40%가 중국에서 이전해 온 기업에 의해 이뤄졌다. 멕시코가 미국과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체결하고 있어 멕시코 현지 공장 설립시 각종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중국이 지난해 멕시코에 수출한 부품은 월 3억 달러(약 4000억 원) 어치로 5년 전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紙)는 "미국과 중국을 무역·투자에서 분리시키는 과정은 역설적이게도 중국과 미 우방의 금융·상업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다"며 "미국이 중국과 결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관측의 연장선에서 중국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는 미국이 우회로 차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미 의회가 미국인의 세금으로 중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건 불합리하다고 비판하며 우회진출 대응 조치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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