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SK텔레콤이 유무선통신,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 이어간 반면, 경영 공백 상태의 KT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시달렸던 LG유플러스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1일 KT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437억원, 영업이익 48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고 영업이익은 22.4% 줄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4조6190억원으로 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81억원으로 9.7% 감소했다.
KT측은 영업이익 급락에 대해 "전년도 마포 솔루션 센터 매각 746억원 등 부동산 일회성 이익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물가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경영 공백 사태가 주요 자회사들 업무 공백으로 이어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선 디지코 전략의 일환으로 신사업 분야 협력업체를 늘려왔는데, 경영진 공백 사태로 인해 사업 추진이 불분명해지면서 신규 투자· 공사 발주 등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진다.
KT는 지난 4월 ‘뉴거버넌스 구축TF’를 구성, 현재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 방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경영 정상화까지 4개월이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실적 하락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도 부진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5413억원, 영업이익 26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늘고 영업이익은 0.4% 줄었다. 매출에서 단말수익을 제외한 서비스 수익은 2조82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늘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서비스 장애의 영향이 컸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도스 장애로 인한 보상안이 1분기에 일시 반영되면서 스마트홈, 기업 인프라 서비스 성장률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홈 부문이 2.2% 성장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업 인프라도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20% 이상 성장했으나 지난해 선거, 코로나 등으로 상승했던 메시징 매출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의 실적 부진 속 SKT만 유일하게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 SKT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722억원, 영업이익 49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4.4%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3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늘었다.
별도 기준으론 매출 3조1173억원, 영업이익 41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6.5% 성장했다. SK브로드밴드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매출 1조61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사업별로 보면 미디어 사업은 매출액 39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견고한 유무선 리더십을 기반으로 콘텐츠, 광고, 커머스 등 미디어 사업 전반에서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유선시장에서도 IPTV 및 초고속 인터넷 순증 1위를 달성하며 가입자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940만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676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SKT는 AI 컴퍼니로의 전환과 도약을 전격 추진한다. 다년간 축적한 AI 서비스와 기술 역량을 활용해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X), Core BM, ESG 등 5대 영역을 중심으로 혁신을 선도하는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 전략을 펼친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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