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銀, 최대 연 5% 금리 제공 입출금통장 출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재영(35)씨는 최근 한 상호저축은행 수시입출금식 통장(파킹통장)에서 1000만원을 인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으로 옮겼다. 이 입출금통장엔 4000만원 정도가 들어 있었는데, 최근 입출금통장 잔고가 5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연 4%의 이자를 준단 소식을 듣고 부족분을 채워 넣은 것이다. 그는 "웬만한 적금 상품 이율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예금자 보호한도(5000만원)을 초과하는 액수이긴 하지만 1금융권이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금리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금리 인상기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쏠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기 자금 유치전이 치열해 지고 있는 셈이다.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이이 파킹통장에 적금 상품 수준인 연 4%대의 금리를 제공하자, 한 저축은행에선 연 5%대 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장군 멍군'이 지속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전날 연 5% 금리를 적용하는 수시입출금통장인 'OK읏백만통장Ⅱ'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 금리 연 4.5%에 오픈뱅킹을 등록할 경우 우대금리 0.5%포인트를 추가 적용, 500만원까지 최고 연 5%의 금리를 제공한다. 5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의 예치금에 대해선 최고 연 4% 금리를 적용한다. 이외 OK저축은행은 기존 상품인 'OK세컨드통장'의 금리도 5000만원까지 최고 연 4%(오픈뱅킹 등록 시)로 상향했다.
이에 앞서 인터넷은행들도 경쟁적으로 파킹통장 금리 인상에 나섰다. 케이뱅크의 경우 3억원 이내의 예치금에 대해선 연 3.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고, 토스뱅크는 5000만원 이상의 금액에 대해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는 4.49%, 저축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는 5.22%였다. 파킹통장 금리가 은행 및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수준에 준하는 정도까지 상승한 것이다.
파킹통장 금리 경쟁은 지난해 말 토스뱅크가 5000만원 이하의 금액에 연 2.0%의 금리를 적용하면서 촉발됐다. 특히나 올 들어 파킹통장 금리는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데 이어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연중 '장군 멍군' 식의 상승세를 보였다. 요구불예금 등 시중의 부동자금이 급속히 정기예금으로 빨려 들어간 탓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19조710억원 늘어난 827조2986억원이었던 반면, 요구불예금은 전월보다 18조5686억원 줄어든 623조2405억원에 머물렀다.
통상 파킹통장은 통상 투자 대기성 자금을 보관해 두는 용도로 사용되며, 연 0.1~1.0% 안팎의 금리를 적용한다.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예대금리차)로 수익을 확보하는 은행의 특성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만큼 '핵심예금'으로도 분류된다. 금융당국이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건 가운데, 중금리 대출, 건전성 유지 등의 목표로 수신 잔고 확보가 절실한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으로선 파킹통장 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 유치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단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선 파킹통장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할 수 있다"면서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덩치 불리기등에 따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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