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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가 급한 마약과의 전쟁…국과수는 요즘 '업무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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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6만8066건, 사상 최대
평균 회신 기간도 점점 길어져

한 시가 급한 마약과의 전쟁…국과수는 요즘 '업무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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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경찰이 마약 범죄 근절을 외치면서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범죄의 경우 현장에서 발견된 물질이 마약 성분임이 확실해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데, 경찰은 대부분의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하고 있다. 간이시약 검사 이후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형식이다.


문제는 최근 국과수 업무가 과중되면서 이런 정밀 감식 과정이 지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해보면 올해 7~10월 국과수의 감정 처리 건수는 25만7721건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6만4430건 꼴이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평균인 5만5417건에 비해 16%가량 늘어난 수치다. 2020년 같은 기간 4만9969건에 비해서는 29%나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은 5만5304건으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 5월 이후 6개월 연속으로 6만건 이상의 의뢰가 국과수에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8월에는 6만8066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과수 업무가 과중되면서 경찰이 의뢰한 정밀 감정의 회신 기간도 늘어났다. 2019년과 2020년 9.1일이었던 회신 기간은 지난해 10일로 늘었는데, 올해 평균 회신 기간은 더 길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현장에서 수사를 이어가야 하는 경찰들의 애로사항도 커지고 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수사관은 “매스컴을 탄 큰 사건이 아니면 기본 2~3주는 기다린다고 생각하고 수사를 진행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여러 사건 사고가 많아지면서 국과수 업무량이 많이 늘어났을 것 같다. 답답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의 한 택시에서 분실물로 발견된 전자담배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마약 성분을 특정하지 못해 수사가 지체되기도 했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집중 단속 등으로 마약 사범 검거는 늘어나는데, 국과수의 인력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국과수 마약 전담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증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올해 2명 증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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