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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사로 흠집난 윤희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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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사로 흠집난 윤희근호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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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음주운전으로 두 번이나 적발된 인사를 지방청 교통과장으로 발령냈다가 닷새 만에 철회했다. 지난 11일 총경 293명에 대한 전보 인사였다. 문제의 총경도 여기에 포함됐다. 곧바로 "음주운전 전력자를 단속 주관부서 책임자로 앉히는 게 말이 되는가"라면서 경찰 안팎에서 잡음이 터져나왔다. 지휘부가 결국 16일 정정 발령 인사를 냈다.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1년도 채 안된 서울내 서장을 교체한 것도 이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자택을 관할하는 서초서장과 국회가 있는 영등포서장이 7개월 남짓 만에 다른 곳으로 발령났다. 사고를 치지 않고서는 기본적으로 1년은 채우는 게 관례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인사는 없었다.


서울경찰청 산하 주요 수사대 수장이 대부분 교체된 것도 논란거리다.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장은 1년이 넘었으니 누구나 수긍을 한다. 그러나 금융범죄수사대장과 강력범죄수사대장은 7개월 밖에 안 됐다. 김광호 서울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본인 희망과 인지수사 강화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이 해명에 납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치적 계산 아래 사실상 경질했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미 경찰국장 인사 문제로 한 차례 곤혹을 치른 터라 뒷말이 더욱 무성하다. 김순호 경찰국장을 행정안전부에 파견 보낸 지 며칠 되지 않아 밀고 의혹이 터졌다. 과거 동지들을 팔아넘기고 경찰에 입문해 승승장구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몰랐다"라고 했다. 취임 당일에는 파견 취소 계획 여부를 묻자 "행안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답했다. 과거에는 ‘사실’을 몰랐고 앞으로는 ‘모르는 일’이란 얘기로 해석된다.



인사가 만사(萬事)가 아닌 망사(亡事)가 되면 조직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어느 조직에나 통용되는 만고불변 진리다.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경찰 조직은 더욱 그렇다. 윤희근호가 출항한 지 일주일 됐다. 취임 전부터 경찰국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래저래 둘째 칠 테니 최소한 잡음만 안 나오는 인사를 해 달라"는 경찰 내부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요즘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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