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도 하반기부터 축소 전망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최근 불거진 물가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국제유가'가 조만간 안정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는 연일 고점을 경신해왔다. 또한 한국의 무역적자 폭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관측됐다.
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무역수지 적자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따르면 최근 무역수지 악화는 독일·일본·중국 등 제조업 수출국의 공통적인 현상으로 하반기부터 유가 하락세와 함께 무역적자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보고서는 올해와 같이 수출이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무역적자가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했다. 지난 2000년 이후 발생한 총 다섯 번의 무역적자는 올해를 제외하고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와 같이 수출 감소가 무역적자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무역적자 현상을 경기 변동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설명했다. 경기 변동 요인은 작년부터 확산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유·구리·아연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 모멘텀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과, 공급망 병목으로 소진된 재고를 채우기 위한 국내 제조 기업의 수입 수요 확대를 꼽았다.
특히 구조적 원인으로 러·우 사태 이후 유가 폭등과, 친환경·저탄소 수요 확대로 인한 천연가스 수입 증가가 무역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제조업 국가들은 대체로 고유가 시기에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되고, 저유가 시기에 무역수지를 만회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중간재 수입 비중은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50.9%)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한·중·일 3국은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무역수지가 역으로 등락하는 패턴을 반복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은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수지는 올해 1월 무역수지가 47억4000만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19억 달러 흑자를 유지했고, 서비스수지도 2017년부터 적자 폭이 크게 줄면서 경상수지 흑자에 도움이 되고 있다. 외환보유액 규모도 올 3월 말 기준 홍콩에 이어 세계 8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지상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부터 완만한 유가하락세를 점치고 있다”며 “6월부터는 사우디 생산 원유가 좀 더 좋은 공시판매가격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무역수지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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