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4월 물가상승률 69.97%까지 뛰어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인하' 고집..."수출 가격 경쟁력 높이는 게 더 중요해"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터키의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70% 가까이 상승했다.
타스통신은 5일(현지시간) 터키의 통계청 발표를 인용해 터키의 지난 3월 물가상승률(전년 대비 물가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 61.14%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엔 69.97%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터키의 연 물가상승률은 이미 지난 1월 48.46%를 보이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월별 인플레이션율은 3월 9.19%에서 4월엔 6.67%로 다소 낮아졌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기존 23.2%에서 42.8%로 대폭 늘렸다.
AFP 통신은 터키의 현 상황에 대해 "현지 통화인 리라화의 가치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가가 높아지는 데 더해 외국 투자자들의 '탈터키' 행렬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터키 정부는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낮춰 통화량을 키우는 '역주행'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자국 화폐 리라화의 가치를 급락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넉 달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9월에 19%였던 기준금리는 현시점 14%까지 하향 조정된 상태다.
이처럼 금리 인상 기조를 보이는 국제적 흐름과 정반대인 금융통화정책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압력에 의한 것이다.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국내 물가보다 수출을 우선시하면서 "리라화의 가치가 낮아지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은 상승한다"는 이유를 들며 통화 정책 추진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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