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광장] 준비된 가벼운 창업을 위하여

수정 2022.07.25 13:06입력 2022.04.13 10:29
서체크기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창업벤처연구실장

[광장] 준비된 가벼운 창업을 위하여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창업벤처연구실장
AD

필자의 학창 시절에는 매해 추석마다 대학 총학생회에서 대규모 귀향 버스를 운행했다. 가격이 고속버스보다 싸고 도시락도 주니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은 지방 출신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총학에서 귀향 버스를 아예 무료로 제공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예를 들어 대학생을 주 고객으로 하는 기업을 찾아 버스 비용을 지원받는 대신 버스 내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 있는 웨스턴대 창업강좌에서 생긴 일이다. 다섯 명씩 팀을 짜서 25달러로 사업을 시작하는 과제에서 한 팀은 에너지 드링크 업체인 레드불과 추수감사절 토론토로 향하는 버스 한 대당 1000달러를 받고 학생들을 모집해주는 계약을 했다. 성수기 공짜 버스에 학생들은 열광했고, 레드불은 버스라는 닫힌 공간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긴 시간 동안 시음 판촉 행사와 설문조사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창업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자아실현, 확실한 금전적 보상과 같은 긍정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신용불량, 패가망신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도 있을 것이다. 벤처기업의 대부인 미래산업 정문술 전 회장은 "벤처를 하면서 진짜 목숨의 무게를 느꼈다"고 회고했다. 반면 1인 창작자를 꿈꾸는 청년들의 롤모델인 유튜버 대도서관은 인생의 모든 걸 다 거는 순간 불안해서 아이디어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설렁설렁 취미로 시작해보길 권유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창업이 바람직할까?


첫째, 준비된 창업이다.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3년 생존율은 45%, 5년 생존율은 32%였다. 이처럼 낮은 생존율에도 불구하고, 창업기업실태조사에서 창업자 중 창업 교육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19%에 불과했다.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 창업 준비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가 36%, 3개월 미만도 14%에 달했다. 1인 창업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27개월이 걸렸다.


둘째, 재기가 가능한 가벼운 창업이다. 창업자 중 재창업 비중은 26%, 3회 이상은 4%에 불과하다. 소상공인의 평균 창업비용은 9000만원으로 이 중 본인 부담금은 6900만원에 달했다. 객관적으로 생존 가능성이 낮은 생애 첫 창업에 자신이 가진 자산 대부분을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적은 비용으로 시도하는 게 좋다.


셋째, 협업형 창업이다. 창업자의 절대다수는 나 홀로 창업을 하고 있다. 반면 경영은 인사, 노무, 회계, 재무, 마케팅, 생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 창업자가 혼자서 모든 일을 다 잘 처리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핵심 가치가 아닌 업무는 과감하게 외부에 위탁해야 한다. 한편 번뜩이는 사업 아이디어를 지닌 청년과 실무 경험을 지닌 중장년의 동업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넷째, 가치추구형 창업이다. 앞서 언급한 웨스턴대 창업 강좌 일화는 예비창업자가 소비자와 광고주의 가치를 발굴해 사업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요즘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는 개념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경영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시 이를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비자발적 잠재 창업자를 위한 일자리 및 복지 정책을 선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창업자 중 적지 않은 수가 취업난 또는 직장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다른 대안이 없어서 창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비자발적 창업자들이 경쟁이 치열한 자영업종에 진입하여 기존 사업자의 생존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악순환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오늘의 토픽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