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로 IPO 준비중인 23개 기업 상장 일정 연기 등 중국 경제 빨간불
코로나19 확산에 상하이 22개 병원 외래진료 중단 등 의료 붕괴 직전 우려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세계 1위 항만인 상하이항에 선적 대기 중인 컨테이너가 40만개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발 글로벌 물류대란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23개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잠정 연기하는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상하이시 소재 22개 병원이 외래 진찰을 중단하는 등 상하이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경제 수도이자 금융 및 수출 허브인 상하이에 빨간불이 켜졌다.
31일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선적을 위해 상하이항(양산항)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 선박 90여척에 달한다.
상하이 봉쇄 여파로 지연되고 있는 컨테이너만 40만개(20피트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만2000TEU 대형 컨테이너선 33척이 한꺼번에 실어 날라야 할 물량이다.
상하이항에 자체 선석을 운영 중인 세계 1위 선사 머스크 측은 "상하이 순차 봉쇄로 컨테이너 트럭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봉쇄 전과 비교하면 트럭 운송에서만 30% 정도의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상하이항은 전날 오전 6시부터 컨테이너 트럭 기사들을 대상으로 전자 통행증을 발급,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확인하는 별도의 절차를 밟고 있다. 상하이항 입출입 절차가 까다로워 항만 혼잡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자오난 상하이국제해운연구센터 연구원은 "상하이 항만이 특별 관리 속에 운영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없을 수 없다"면서 "상하이항의 3월 컨테이너 처리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공 화물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유럽 최대 항공화물 운송 전문회사인 카고룩스는 화물기 운항을 중단했다. 다음달 2일까지 잠정 중단한 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겠다는 게 카고룩스 측의 설명이다. 여타 항공화물 운송 회사들도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추가 화물기 운항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환구시보는 DHL익스프레스와 페덱스(FedEx) 등 북미 지역 세계 최대 항공화물 기업들이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상하이국제항만그룹(SIPG)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항만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트럭 운전기사의 48시간 핵산 검사 음성확인서 전자화를 구축, 컨테이너 트럭의 항만 입출입 문제가 해결됐다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자본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국 23개 기업이 도시 봉쇄를 이유로 IPO를 잠정 연기했다. 중국 금융 당국을 부랴부랴 상장 수수료를 면제하는 유인책까지 내놨다.
상하이 소재 22개 병원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래 진료를 중단하는 등 의료 시스템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한 관계자는 "상하이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며 "4월 5일까지 인구 2400만명이 넘는 상하이 도시 전체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지난해 말 할당된 지방 특별 채권은 5월 말까지, 올해 책정된 지방 특별 채권은 9월 말까지 모두 발행하라고 지시했다. 또 인프라 투자와 별도로 특별 채권의 사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확대, 경기 부양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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