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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위기 만든 월가 韓人 '나비효과'[특파원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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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지사 당선자, 韓 경쟁자에 밀려 정치 입문
정계 투신 2년만에 바이든 위기로 내몰아
재산도 늘어나고 정가 스타 급부상

바이든 위기 만든 월가 韓人 '나비효과'[특파원 다이어리] 글렌 영킨 미 버지니아주지사가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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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한국인에게 밀려 회사를 떠난 미국인이 2년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권좌를 뒤흔들며 정가의 스타로 부상했다.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당선자의 이야기다.


공화당 소속 영킨 후보는 지난 2일 실시된 선거에서 박빙이라는 예상을 깨고 민주당 소속 테리 매컬리프 후보를 제치고 무난하게 당선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 선거라는 평가 속에 벌어진 이번 선거에서 그의 승리는 특히 두드러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1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10%포인트 격차를 승리를 거둔 곳에서 벌어진 이변은 미 정가를 뒤흔들만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찌 보면 그의 당선은 한국인이 틀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킨 당선자가 사내 권력다툼에서 패한 것이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영킨 당선자가 회사에서 승승장구했다면 그가 선거에 출마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등에 비수를 꽂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영킨 당선자는 2020년 20년 넘게 근무한 사모펀드(PEF) 칼라일 펀드를 떠났다.

바이든 위기 만든 월가 韓人 '나비효과'[특파원 다이어리] 이규성 칼라일 최고영영자

외신들은 영킨 당선자가 승진을 두고 이규성 현 칼라일 CEO와 경합 중 밀려났다고 평했다. 2018년 칼라일 창업자들이 은퇴하고 두 사람이 공동 CEO로 승진했을 때만 해도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결론은 2년 만에 났다. 승자는 이 CEO였다. 한 주요 외신은 영킨 당선자가 권력 투쟁에서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실적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다. 이 CEO는 사모펀드 부문과 신용 사업부를, 영킨 당선자는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부문을 담당했다.


한 전직 칼라일 관계자는 "두 CEO가 성격이 매우 달랐다. 이 CEO는 고전적이고 날카로운 뉴욕커였지만, 영킨은 유쾌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이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였다"고 회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가 첫날부터 중요한 사업을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CEO가 담당한 사업 분야가 칼라일의 핵심이었고 두 사람의 운명을 결정했다는 말이다. 영킨 당선자는 담당한 사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영킨이 떠난 후 회사의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 CEO가 경영을 주도하면서 칼라일 주가는 1년 사이 116%나 급등했다. 덕분에 영킨의 재산도 덩달아 불어났다. 포브스는 영킨 당선자의 자산이 4억7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영킨은 투자업계를 떠났지만, 본인의 부도 늘어나고 주지사 당선으로 명예도 챙기는 실리를 얻었다. 포보스에 따르면 영킨은 미 주지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사모펀드 업계를 떠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영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지 않고 버지니아 주민들의 주된 관심사가 교육임을 간파해 선거에 승리를 거뒀다. 사모펀드 출신의 정확한 판단력이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 최고의 전사들인 사모펀드와 투자은행 출신으로 미 정가에서 성공을 거둔 이는 영킨 당선자만이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접전 끝에 '기사 회생'한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 역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머피 주지사는 투자은행 출신 다운 자금력으로 민주당 자금줄을 책임졌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독일 대사도 역임했다.



공화당에서는 반 트럼프 진영의 좌장인 미트 롬니 상원의원이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근무 경력이 있다. 롬니 의원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맞섰던 경험이 있는 거물 정치인이다. 공화당을 장악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롬니 의원을 제지하지 못했을 정도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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