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12.2%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금액은 17년 이후 매년 증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에 맞춘 中 국방비, 기저효과 감안하면 ?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지도부가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6.8% 늘리기로 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방 예산을 1조3553억 위안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6%보다 고작 0.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국방예산과 관련, 중국 매체들은 국방비 지출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전년대비 6.0% 이상)에 맞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지난 2014년 12.2%를 정점으로 2015년 10.1%, 2016년 7.6%, 2017년 7.0%, 2018년 8.1%, 2019년 7.5%, 2020년 6.6% 등 매년 하향 추세다.
하지만 금액으로 보면 정반대다. 중국 국방비 예산은 2017년 처음으로 1조 위안(1조440억 위안)을 넘어선 이후 2018년 1조1060억 위안, 2019년 1조1890억 위안, 2020년 1조2686억 위안 등 매년 증가세다. 이 기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8.8%에서 2018년 6.6%, 2019년 6.0%, 2020년 2.3%로 매년 하락했다.
중국 지도부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공개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6.0% 이상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2.3%다.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3∼4%로 추정된다. 올해 중국 국방 예산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매체들은 중국 국방 예산이 경제성장률 목표치에 맞춰 책정됐다면서 국방비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앓는 소리를 냈다. 중국 경제 규모에 비해 국방비 예산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올해 국방 예산 6.8% 증액은 '제한적' 증가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201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의 국방예산은 1.2%대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세계 평균 수준인 2.6%의 절반 수준 밖에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국방 예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3번째 항공모함 건조,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20(J20) 양산 등 군 현대화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했다.
쉬광위 중국군축협회 선임 고문은 "미국은 중국을 경쟁자로 보고 있으며, 군사 분야에서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미군의 반복적 군사 도발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압력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 더 많은 국방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송중핑은 "미국은 지난 1년간 중국 해안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대만에 첨단 무기를 판매하는 등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했고, 인도와의 국경지역에선 충돌도 있었다"면서 "중국이 외부 위협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인민해방군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전투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국방비는 숫자상으로 보면 전년보다 고작 0.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3∼4%로 추정되는 만큼 6.8% 증액은 결코 낮은 숫자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5중전회)'에서 오는 2027년까지 '군 현대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 되는 해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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