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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지는 전기요금 인상 기대감… 속앓이 깊어지는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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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지는 전기요금 인상 기대감… 속앓이 깊어지는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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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한국전력의 주가가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탈석탄ㆍ탈원전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환경비용 부담은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전기요금 인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1.64%(350원) 내린 2만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전의 주가는 전날 장중 2만60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는 등 최근 6거래일 연속 내리며 19.7% 하락했다. 이 기간 기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이 한전으로, 76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역시 907억원을 팔았다.


한전의 지속적인 주가 하락은 환경비용 부담은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내년부터 시작될 3차 배출권거래제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한전은 온실가스 배출권비용,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구입비용 등 2조4000억원의 환경비용이 발생했다. 올해도 작년 이상의 환경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관련 비용은 정부 계획상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물가 상승 부담도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기 악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제 주체의 비용 부담을 늘리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전기요금 인상은 부채비율을 감내하지 못할 만큼의 실적부진이 지속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환 등 한전의 사회적 책임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소비자와 환경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로 전기요금 체계가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 없이 한전의 재무구조 및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개선, 신재생에너지와 탈원전ㆍ탈석탄에 대한 투자 등 사회 전반적인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주가 급락은 실적 부진 외에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ESG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은 석탄발전 비중이 높아 ESG 이슈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만큼 하반기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탈석탄 가속화, 재원 마련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유가 하락과 원전가동률 상승 등으로 당장 실적 자체는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분기 5726억원, 연간으로는 3조238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됐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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