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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언제하니" 명절포비아로 스트레스 호소하는 2030
최종수정 2020.01.26 00:05기사입력 2020.01.25 06:00

명절 기피하는 2030 늘어
성인남녀 10명 중 6명 명절 앞두고 스트레스 호소
전문가 "세대 간 차이와 연관…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

"결혼은 언제하니" 명절포비아로 스트레스 호소하는 2030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덕담을 가장한 잔소리 때문에 명절이 싫어요."


직장인 A(28) 씨는 설날 연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나는 비혼인데 만나는 친척들마다 자꾸 설명해야 하니 스트레스다"라며 "친척이라고 해도 1년에 몇 번 못 보는 사이인데 만나면 괜히 기분만 상하게 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즐겁게 웃고 놀다 가면 얼마나 좋나"라며 "결혼을 안 한다고 말하면 '그런 애들이 더 빨리 간다', '미래를 생각해라', '지금 딱 결혼적령기인데 무슨 소리냐' 등 온갖 소리를 듣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명절포비아를 겪는 20~30대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친척 어른들의 과도한 관심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명절포비아는 명절과 공포증을 의미하는 'Phobia'의 합성어다. 명절포비아를 겪는 이들은 명절을 기피하며,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전문가는 이같은 현상은 세대 간 차이와 연관이 있으며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 18일 성인남녀 3507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58.3%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응답했다.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셈이다.


명절 스트레스의 원인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자의 경우 남성과 여성 모두 '어른들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여성, 남성 각 59.7%, 55%)와 '근황을 묻는 과도한 관심이 싫어서'(48.9%, 42%)라는 응답이 1, 2위로 꼽혔다. 이어 여성은 '용돈, 선물 등 많은 지출이 걱정되어서'(31%), 남성은 '부모님께 죄송해서'(41.8%) 등이 뒤를 이었다.


"결혼은 언제하니" 명절포비아로 스트레스 호소하는 2030 사진=아시아경제DB


직장인 B(30) 씨는 "명절에 친척들을 만나면 교제하는 사람도 없는데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들어 힘들다"라며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도 그때뿐이다. 또 다른 어른이 오셔서 같은 말을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주변에 결혼 안 한 친구들도 다 비슷한 소리를 듣는다"라며 "미혼인 20~30대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혼 3년 차 C(27) 씨는 "결혼을 일찍 한 편인데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결혼을 해보니 결혼의 필요성을 모르겠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내 경우에는 오히려 결혼 후가 너무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 인식이 문제다. 결혼할 당시를 생각해보면 주변 어른들의 성화에 못 이겨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결혼해야 한다는 조급함을 가졌던 것 같다"라며 "혼인율도 줄어들고 있는데 '결혼적령기', '이때 아니면 못 한다' 등의 사회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런 낡은 사고방식은 사라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젊은 세대의 소통 노력과 기성세대의 적극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층은 기성세대의 질문에 원하는 대답을 못 할 것이라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명절을 기피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라며 "이는 모든 질문을 다 부담으로 느끼고, 이를 피하고 싶은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기성세대는 안부를 묻는 것이 관심의 표현 혹은 명절에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다. 또 이같은 질문이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젊은 세대의 경우 명절 전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리 만들어 놓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겨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계속 피하다 보면 더 멀어지고 불편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라며 "기성세대의 경우에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청년층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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