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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방향은 정체성 찾기…삶·문화 녹인 '공간 너머 가치'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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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2019 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 개최
獨 베를린 '강 속 수영장' 주변과 조화 속 시민에 의미 있는 장소로
정체성 중심 잡은 지역 맞춤형 재생해야…빅데이터 활용 등 제시

"도시재생, 방향은 정체성 찾기…삶·문화 녹인 '공간 너머 가치'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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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레강과 어우러진 독일 베를린 수영장 바데시프 모습(사진=아네모네 벡 고 오이코스디자인 대표 '집으로서의 도시-창조적 어바니즘의 시도' 발표 자료).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도시재생에 앞서 우리 도시 디자인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 "조화와 포용, 지속 가능성을 담기 위해 건축 바깥의 인간의 삶과 문화, 환경을 바라봐야 한다."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국내외 도시 디자인ㆍ도시재생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단법인 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이 개최한 이날 '2019 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도시의 문화적 재활용 및 문화공간ㆍ생활SOC의 지속 가능한 변혁' 포럼에 모인 100여명의 참석자는 한 목소리로 "도시재생을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재생하는 차원을 넘어 삶과 문화, 내면의 가치를 담는 총체적인 활동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시 디자인, 시민 삶과 공존해야"= 고주석 전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도시조경학장은 이날 주제 강연에서 "한국의 도시 디자인이 문화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스스로의 동양적 도시 가치와 영속성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근대화 이후 콘크리트 기반의 서양 담론 중심인 도시 디자인의 소비자일 뿐이었는데 이제 기여자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과 같이 부드럽고 다양성이 있는 도시, 동양의 침술과 같은 치유의 도시, 주말에 굳이 교외로 나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풍경을 누릴 수 있는 도시, 상생과 현장에 기반한 도시를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네덜란드에서 도시 디자인의 혁신적 실험을 추구하고 있는 아네모네 벡 고 오이코스디자인 대표 역시 "사람이 살기 위한 곳으로서의 도시라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의 '강 속 수영장' 바데시프를 예로 들며 "건축가ㆍ계획가들은 단순하게 도시를 정리하려고 하지만 사실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것에 대한 작은 경험이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쾌적하고 친숙한, 기존 환경과 어우러지는 미적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양 퍼킨스윌 중국 상하이 총괄계획가는 도시에 대해 "비전과 진술, 마스터플랜, 디자인, 규정과 같은 서류뿐 아니라 사람들의 인생, 도시 인프라, 경제 어젠다, 시장, 주택, 도시의 진화 등의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며 도시 디자이너는 동전의 양면을 다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재생, 방향은 정체성 찾기…삶·문화 녹인 '공간 너머 가치' 담아야"

왕양 퍼킨스윌 중국 상하이 총괄계획가 '혁신을 촉진하는 도시이미지의 축적'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 도시재생 정책 추진해야"=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이날 포럼에서 서울의 '콤팩트 스마트시티' 비전을 강조했다. 1~2인 가구가 각자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청신호' 주택, 중랑구 신내동 북부간선도로 위의 집, 서대문구 연희동 교통섬 위의 집 등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의 새로운 대안인 '콤팩트 시티' 등이 소개됐다.


패널 토론에서도 선언적인 도시재생 정책은 한계가 있으며 명확한 비전과 공동체의 이익, 지역의 발전이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 등이 쏟아졌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도시재생은 수요자 중심, 지역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발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현 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 회장(중앙대 교수)은 "기존 개발 중심, 아파트 중심의 확장적인 도시 정책을 벗어나 도시의 역사성과 정체성, 공동체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람의 성장과 도시 성장의 내실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의식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은= 2013년 도시디자인 학계와 업계, 행정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국내 도시디자인의 지속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더 나은 도시 환경과 주거 문화를 만들기 위해 수목건축과 함께 국제도시디자인포럼 개최, 한일도시디자인전문가 교류회와 같은 국제교류, 지역 컨설팅 등을 하고 있다. 2014년 3월 열린 '더나은도시디자인 콘서트'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미래', '역사ㆍ문화에 기반한 유럽 도시재생의 교훈', '도시재생의 가치와 공생' 등을 주제로 지역 특성과 커뮤니티를 살릴 수 있는 도시 디자인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국토교통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승인돼 체계적인 도시디자인 정책 사업과 교류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시재생, 방향은 정체성 찾기…삶·문화 녹인 '공간 너머 가치' 담아야"

2019 더나은도시디자인포럼 참석자들. 이날 포럼에는 100여명이 참석해 더 나은 도시 디자인과 도시재생 등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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