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에서 아시아 지역 최초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이미 북쪽으로는 몽골, 남쪽으로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까지 번지면서 아시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 주변 아시아 지역에서는 총 6372건의 ASF 발병이 접수된 상태다. 베트남이 6083건으로 가장 많고 중국 160건, 라오스 94건, 캄보디아 13건, 몽골 11건, 필리핀 7건, 미얀마 3건, 북한 1건 등이다.
가장 먼저 ASF가 발병한 곳은 중국이다. 북부 랴오닝성에서 지난해 8월3일 첫 사례가 접수된 후 올해 1월 몽골에서 발생신고가 들어왔고 2월 베트남, 4월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까지 ASF 발병이 공식 확인된 아시아 국가만 중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북한, 라오스, 미얀마, 한국 등 8개국이다. 불과 1년여 만에 7개국으로 퍼져나간 셈이다.
ASF 확산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ASF 발병 1년이 지났지만 정부의 '통제중' 발표와는 달리 여전히 31개 성ㆍ시ㆍ자치구 전역으로 확산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심지어 구체적으로 ASF가 전국적으로 어느정도의 확산 추세인지에 대해서는 최신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1년간 ASF에 감염돼 살처분된 중국내 돼지가 1억마리로 전체 추정 사육두수 3억여 마리의 3분의1에 달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중국이 ASF 발병 정보를 종합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정보 파악이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돼지고기 가격도 급등해 중국 식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15일 중국 전역 육류 도매시장에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가격은 kg 당 36.54위안으로 일주일 사이 4.1% 상승했다.
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46.7%나 뛰었다. 이 여파로 대체제인 소고기, 양고기 등 다른 육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유통되는 돼지고기 가격은 훨씬 상승폭이 크다. 베이징 같이 육류 소비가 많은 대도시에서는 7월 대비 가격이 두 배로 뛴 곳도 수두룩하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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