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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 수익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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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점포 수 늘리지 않고…
대손충당금 쌓느라 순익 감소
보수적 영업 자산 10위권 정체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임직원과 점포 수를 늘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도 제자리 걸음이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NH금융 등 4개 금융지주는 산하에 저축은행을 하나씩 계열사로 두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부산 소재 저축은행 4곳을 인수해 만든 IBK저축은행을 가지고 있다.


15일 이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의 경영공시를 살펴보니 영업점과 임직원 수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5개 저축은행의 영업점과 임직원 수는 각각 35개, 748명이었다. 2017년에 비해 영업점 3곳이 문을 닫았고, 임직원은 3명 감소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자산 규모 13위인 신한저축은행은 이 기간 영업점이 8곳에서 7곳으로 1개 줄었다. 직원 수는 182명에서 185명으로 3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14위인 NH저축은행은 영업점 수는 그대로인데 직원만 6명 줄어들었다. IBK저축은행도 영업점 1곳을 폐쇄했고, 직원 수는 2명 증가했다.


영업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신한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만 지난해 각각 당기순이익 158억원, 118억원을 기록해 20억원, 24억원씩 더 벌었다. 나머지 3개 저축은행은 순익이 줄었다. 자산 15위 KB저축은행은 전년보다 109억원 줄어든 75억원의 순익을 냈고, 18위 IBK저축은행은 85억원 줄어든 10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19위 하나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91억원 감소한 74억원을 벌었다.


이들 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돼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순익이 감소했다”고 했다. 이러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순익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이다. 한 저축은행은 일회성 비용을 감안한 손익 계산시 순익이 2017년 57억원에서 지난해 96억원으로 늘어 68% 성장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형 저축은행을 비롯해 모든 저축은행이 강화된 충당금 적립 기준을 적용받는 만큼 이는 핑곗거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등장한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은 업계에서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2013년 신한금융이 예한별저축은행과 진흥저축은행을 인수해 신한저축은행을 출범시켰고, 2012년 KB금융이 설립한 KB저축은행은 이듬해 예한솔저축은행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서민금융에 나섰다.


적자를 이어가면서 폐업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을 살려내 흑자전환 시키면서 ‘문제아’ 집단으로 취급받던 업계를 명실상부 대표적인 제2금융권으로 자리잡게 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산 10위권에 머물면서 보수적으로 영업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다른 저축은행과 달리 계열사인 시중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고객을 연계 받아 영업한다는 시기어린 시선이 있다”고 했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도 할 말은 많다. 서민금융 부문에서 너무 열심히 장사하면 ‘고금리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중금리 대출 등 정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대주주의 전횡 등 업계의 나쁜 관행을 없앤 ‘모범 사례’라는 평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금융을 공급하고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면서도 적당한 수익을 내고 있는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을 다른 저축은행이 따라 하기를 금융당국이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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